광화문집회발 코로나 전국 확산 현실로

2020-08-24 11:16:58 게재

집회 관련 확진자 13개 시·도에 136명

공공기관 잇단 확진 "방역 손발 묶이나"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대유행의 고비라고 경고했던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방역당국의 우려처럼 서울사랑제일교회·광화문집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서구·부평구와 강원 원주시 등 일선 공무원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의 손발이 묶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비상' 선별진료소 다시 북적 |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한 23일 오전 광주 서구청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 13개 시·도에 136명 = 2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가 수도권 포함 전국 13개 시·도에서 확인됐다. 23일 오후 12시 기준 확인된 확진자만 136명인데 서울 36명, 경기 40명, 인천 5명 등 수도권에서 81명이 감염됐다. 비수도권에서도 부산 5명, 대구 7명, 광주 9명, 대전 4명, 울산 3명, 강원 1명, 충북 3명, 충남 4명, 경북 13명, 경남 6명 등 55명이 확진됐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도 23일 오후 12시 기준, 전날보다 45명 늘어 누적 841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792명, 비수도권 49명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다른 종교시설 등에서는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추가 전파로 인한 확진자가 112명이고, 발생 장소는 21곳이다.

광주시에서는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가 22일 하루에만 7명이 나와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광주시는 집회 일주일 뒤인 지난 21일 인솔자인 광주 남구 모 교회 담임목사에게 탑승자 정보 등을 요청해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시는 추가 조사를 통해 최소 전세버스 3대 이상이 광화문집회에 동원된 것으로 파악했다. 탑승자 중 90명은 아직까지 전화연결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경북도에서는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23명 발생했다.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는 18명이다. 13명은 참석자이고 5명은 접촉자다.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는 9개 시군에서 나왔다.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경북도민은 5명이다.

전북 전주에서는 광화문집회와 연관된 지역확산이 우려되자 집회 참석자 명단 확보를 위해 23일 전북경찰이 전주권 인솔자 7명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전주에서만 150여명이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23일 기준 검사를 받은 인원은 80여명에 불과하다.

충북에서도 광화문집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3일 신규 확진자가 10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4명은 광화문집회 참석자의 가족이고, 1명은 광화문에서 공연을 본 뒤 확진됐다. 다른 확진자 중 2명은 인천발 감염인데, 시작은 사랑제일교회·광화문집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공공기관 잇단 확진 = 인천 서구 소속 공무원이 23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본청 건물 전체가 일시 폐쇄됐다. 이 일로 이 공무원과 접촉한 직원 등 50여명과 가족 4명이 자가격리 조치됐고, 주민센터와 출장소를 제외한 서구 본청 직원 1337명 모두가 검체검사를 받게 됐다. 앞서 서구의회 사무국 직원도 확진판정을 받아 송춘규 서구의회 의장과 구의원 13명 등 36명이 자가격리 조치된 바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도 공무원 1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구청 직원 1178명이 검체검사를 받았다. 부평구는 지난 6월 2일에도 개척교회 점검을 나갔던 직원 2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본청과 부개3동 행정복지센터가 일시 폐쇄됐었다. 다행히 부평구 다른 직원들은 6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강원도에서도 22일 원주시 공무원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그가 근무하던 흥업면 행정복지센터가 일시 폐쇄됐다. 원주시는 흥업면 행정복지센터를 일시 폐쇄하고 전 직원 검체 채취 및 역학조사를 거쳐 6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경기도에선 경찰 공무원들이 잇따라 확진됐다. 안양만안경찰서는 23일 생활안전계 소속 경찰관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일로 경찰서 본관 3층이 폐쇄됐고, 밀접접촉자 79명이 검체검사를 받았다. 지난 22일에는 광명경찰서 소속 경찰관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정부서울청사에서도 확지자가 나왔다. 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직원 2명이 22일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이 일로 외교부를 포함한 서울청사 13개 입주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 순천에서는 보건소 직원이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선별진료소 근무 중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 목포해경 흑산도 거점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도 확진돼 파출소가 폐쇄됐다.

잇단 의료진의 확진도 지역 방역체계 관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감염병 전담병원인 경남 마산의료원 20대 간호사가 22일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이 간호사가 근무하던 응급실이 폐쇄됐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이비인후과 병동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1명이 21일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차병원에서도 암센터 격리병동 입원 환자가 확진되면서 한때 병원 진료가 전면 중단됐다. 경기도 양평군 양평병원에서도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아 병원 전체가 임시 폐쇄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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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홍범택 이명환 최세호 곽태영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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