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진희 유니크패밀리 대표

"유통업에 판매 물품·금액까지 규제"

2020-09-04 00:00:01 게재

국민의식 높아져 각종 규제 완화 필요 … "헬스케어 분야가 성장을 이끌 것"

박진희(48)유니크패밀리 대표는 직접판매업체인 유니시티인터네셔널의 전 세계 최고 직급인 '글로벌앰배서더'다. 박 대표는 현재 유니크패밀리 등 5개 분야의 독립된 사업을 경영하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이제 한국,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지구촌을 누비는 글로벌 경영인으로 성장했다. 그는 '10년후' '파이프라인의 비밀' '유니시티 사업 이야기' 'YES가 부른 다이아몬드' 등 10권 이상의 경제 마케팅 관련 저서를 집필해 10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직접판매업계의 매출이 정체된 느낌이다.

직접판매업계는 지난 10년간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몇년간 현재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며 내실을 다진 후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헬스케어 분야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건강·헬스케어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근거는 무엇인가.

유통산업에는 유행이 있다. 그동안 직접판매업계 제품은 세제·생활용품 등이 대세였다. 최근에는 건강·헬스·노화방지 제품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직접판매만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도 이런 류 제품의 매출이 연간 500% 이상 증가했다.

국내 건강·헬스케어 제품의 경우 판매량의 60% 이상을 방문 또는 직접판매 업체들이 소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역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이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 한 제약사가 판매하는 비타민제가 출시 이후 처음으로 품절되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2018년 2분기 152개를 정점으로 업체 수가 감소했다. 불황·내수침체에 직접판매업도 내리막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30년 간 국내에서 문을 열었던 직접판매 기업은 1000여개에 달한다. 이중 90%는 이미 문을 닫았다. 생존업체 중 70%는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이번 공시의 특징도 5위권 이하 업체들의 순위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1년 사이에 13개 업체가 폐업하고 13개 업체가 새로 시장에 집입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전체 업체의 10%가 폐업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회원 수가 전년보다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전체 회원수가 900만명 정도에서 834만여명으로 줄었다. 회원이 수백만이라고 하지만 소비자 수준을 넘어 판매자로서 역할을 하는 사람은 10~20% 정도다. 업계의 핵심인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코로나19가 업계 매출을 정체시킬 것이다. 올해 20~30%의 업체가 폐업하거나 위기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본다. 반면 상위권의 안정적인 회사들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회사가 폐업한다고 일하는 사람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안정적인 회사로 옮기면서 업체 간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는데 상위권 회사들도 어렵지 않겠나.

직접판매업은 대면영업을 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하지만 직접판매 업계도 SNS 등 정보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전달체계를 통해 고객에게 판매자의 생각과 가치 그리고 진심을 전달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기술변화와 세대교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은 오히려 자신만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고 장기적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나.

각종 교육과 모임에 실시간 화상 시스템을 도입했다.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가 잡히면 방송장비부터 점검한다.

최근 충북 단양에서 열린 교육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 교육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50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적거리두기 기준을 지키면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소규모 교육장 여럿을 마련하고 방송장비를 설치해 실시간 중계했다. 덕분에 교육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지금은 장비를 아예 차에 싣고 다닌다.

■평소 직접판매가 성장가능한 대표적인 1인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유통은 상품 등을 소비자에게 판매·전달하는 업종이다. 상품은 1차 총판이나 도매업자에서 2차 중간도매상을 거쳐 소매업자 또는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기존 유통시장도 진입장벽 높이가 만만치 않다. 총판이나 도매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매업도 상대적으로 작지만 보통사람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울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 5대 편의점 체인점(66㎡) 한곳을 서울에 열기 위해서는 평균 1억5000만~2억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통계도 있다. 사실 중산층도 이만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창업 이후 위험부담도 크다. 소규모 또는 무자본으로 유통업에 진출할 수 있는 업종은 인터넷 쇼핑몰과 직접판매업이다. 인터넷 쇼핑몰이야 틈새시장으로 부르기 어려울 만큼 대세가 됐다. 반면 직접판매는 상대적으로 틈새가 많이 남아 있다.

■성장의 장애물은 없는가.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졌는데 법률적으로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판매 물품과 금액을 제한하고 있다. 홈쇼핑은 자동차, 보험 심지어 과외수업까지 판매하는데 직접판매자는 130만원 이상의 물품을 판매하지 못한다. 직접판매업의 소비자 보호 프로그램은 최고다. 업체가 문을 닫아도 구매한 지 90일 이내 물품은 공제조합을 통해 환불된다.

판매 인센티브인 후원수당 비율도 판매액의 35%로 제한하고 있다. 이것으로 많게는 10여명이 나눠야 한다. 불법다단계 업체들이 판칠 때인 1996년 만든 제도다. 지금은 국민 의식도 높아져 불법업체들에 소비자들이 쉽게 속지 않는다. 품질이 낮거나 비싸게 팔면 기업은 망한다. 이제 합법기업들에 대해서는 자율경쟁에 맡겨야 한다. 1인 기업이 활성화되고 소상공이 많아야 나라가 안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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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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