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캉스' 관광객 몰릴라 … 지자체 방역비상

2020-09-22 11:16:06 게재

제주도 "발열증세 보이면 자부담 격리"

강릉·홍성·태안은 비상방역대책 마련

집에 머무는 주민 문화공연으로 위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추석연휴 기간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줄어든 반면 주요 관광지에 '추캉스(추석+바캉스)' 인파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 지자체들이 비상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추석연휴와 함께 가을 단풍, 대하·꽃게 등이 제철을 맞이하면서 여행지에서의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걱정이 큰 지역은 '제주도'다. 제주도는 이번 주말(26일)부터 추석연휴가 끝나는 10월 4일까지 귀성객을 포함한 관광객 30만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제주지역 '맘카페' 등에는 "귀성객 못오게 하니 관광객이 몰려온다"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엔 "관광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한라산 백록담에 몰려든 인파 | 가을 문턱에 접어든 지난 19일 오후 한라산 백록담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다. 제주 연합뉴스


이에 제주도는 오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제주도에 체류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특별행정조치를 발동했다. 이 기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공항과 항만에서 발열증세를 보이면 의무검사를 받고 자부담으로 격리해야 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발열 등 조금이라도 의심증상이 있으면 아예 올 생각을 말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또 모든 입도객에게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의무화된다. 이를 위반해 코로나19 대응활동에 피해를 초래하면 감염병예방법상 고발뿐 아니라 구상권 청구 등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제주도는 밝혔다.

강원 강릉시도 특별 방역대책에 나섰다. 강릉시는 추석연휴에 단풍철까지 겹쳐 강원·동해안 지역을 찾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달 28일부터 10월 11일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비상방역대책반을 꾸려 24시간 가동한다. 강릉시는 이용자가 가장 많은 KTX강릉역과 고속버스터미널 입구에 21일부터 2주간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운영하고 5960곳 고위험·다중이용시설의 방역수칙 준수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속초시도 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에 주기적인 소독을 시행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충청권도 마찬가지다. 충남 홍성군은 가을 대하철을 맞아 남당항 주 출입구 두 곳에 부스를 설치해 발열체크를 하고 발열증상이 없고 마스크를 착용한 방문객만 '안심밴드'를 착용하고 남당항에 입장하도록 하고 있다. 태안군은 오는 30일부터 5일간 '재난안전상황반'을 편성 운영하고 보령시는 낚시객이 많은 오천항에 열체크 전담인원을 배치했다.

경북 울릉군은 매년 추석명절 귀성객(출향인)들의 여객선 운임의 30%를 할인해주던 지원사업을 중단했다. 추석연휴 기간 관광객들의 이동이 많을 것으로 판단, 여객선 터미널 3곳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할 계획이다. 청송군의 경우 관광지 방역·관리요원 9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송소고택 주왕산관광지 항일의병기념공원 등에 배치돼 관광객들의 생활방역수칙 지도와 방역지원, 환경점검 등을 수행한다.

고향 방문과 관광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한 지자체도 있다. 대구시는 경북도와 손잡고 '가족이 함께하는 문화예술 나들이 100선'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여행지 100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홈페이지와 유튜브채널 등을 통해 랜선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경기도 광명시는 추석연휴 고향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무는 시민을 위해 '마음치유 길거리 예술공연'을 준비했다. 이 프로그램은 2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한내천 근린공원, 광명전통시장, 도덕파크 광장 등 15곳에서 버스킹 공연 형식으로 진행한다. '마음치유 길거리 예술공연'을 직접 제안한 박승원 광명시장은 "코로나19로 추석명절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이번 길거리 공연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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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 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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