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연대노조, 전태일노동상 수상

2020-11-12 11:35:07 게재

개인, 김호철 민중가요 작곡가 … 13일 전태일50주기 추도식서 시상

전국택배연대노조(위원장 김태완)와 민중가요 작곡가 김호철씨가 28회 전태일노동상을 받는다. 전태일재단은 11일 올해 전태일 열사 제50주기를 맞아 수상자를 발표했다.

전태일노동상 단체수상자인 택배연대노조가 지난 7월9일 오전 광화문광장 앞에서 '택배 없는 날' 지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장면. 사진 매일노동뉴스 제공


전태일노동상은 올해부터 개인·단체·국제부문으로 나눠 수여한다. 해외 노동운동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부문은 올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전태일노동상 심사위원회(심사위)는 단체에는 택배연대노조를, 개인에는 김씨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위는 "택배연대노조는 코로나19의 숨은 영웅이라는 수식어 뒤에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에 시달렸던 택배노동자들과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고단한 처지를 대변하는 투쟁을 선도했고, 연일 언론을 장식했다"고 선정이유을 밝혔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택배물량은 전년대비 30% 이상 폭증했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등 산업재해로 올해만 15명의 태배노동자가 사망했다. '원청-대리점-택배노동자'라는 중층적 먹이사슬 구조와 수수료 인하에 따른 '공짜노동'이라 불리는 분류작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심사위는 "택배연대노조는 8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만들고, 공짜노동으로 불렸던 택배 분류작업에 원청사의 인력투입을 이뤄내는 투쟁을 가열차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CJ대한통운·한진택배 등 주요 택배사가 '택배 없는 날'을 지정했다. 또한 주요 택배사의 공식사과와 과로사 예방대책으로 분류작업 인력투입 시행을 이끌어냈다.

특히 CJ대한통운이 택배연대노조를 상대로 낸 '노조법 상 노조 아님'을 확인하는 행정소송에서 승리함으로써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

전태일노동상 개인수상자인 민중가요 작곡가 김호철씨. 사진 전태일재단 제공

개인수상자 김호철씨에 대해 심사위는 "그가 없었다면 집회가 없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며 "그는 노동자가 자신이 처한 조건을 자신의 목소리로 부르짖게 한 계급적 자각을 노래로 열었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파업가·단결투쟁가·포장마차·끝내 살리라·꽃다지·잘린 손가락·해방의 노래 등 수많은 민중가요를 만들었다. 그는 노동현장뿐 아니라 장애인·철거민·도시빈민 등 사회 약자를 위해 활동해 왔다.

심사위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그가 만든 노래는 노동자를 하나로 묶는 단결의 무기고, 노동자 군대의 진군을 알리는 팡파르였다"고 치하했다.

이어 "그의 수상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김 동지에게 수여하는 전태일노동상은 마땅히 따라야 할 것을 실행하는 것이고, 부지런히 갚아야 할 노동하는 사람들의 채무"라고 덧붙였다.

전태일노동상 시상식은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묘역에서 50주기 추도식과 함께 열린다.

심사위는 "강산이 다섯 번 바뀌었는데도 전태일이 연대했던 시다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특수고용이라는 이름으로 차별받고 있다"며 "(추도식은) 우리의 전태일을 여전히 척박한 일터로 불러내, 2500만 노동자 모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것을 다짐하고 실천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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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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