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더 괴로운 건선 환자들, 고혈압처럼 사계절 관리해야

2021-07-02 00:00:01 게재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한여름에도 긴팔 옷과 긴 바지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운 날씨에도 피부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는 건선 환자들이다.

건선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게 변하는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두피나 팔꿈치, 무릎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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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은 20~30대 젊은 층에서 많지만,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처럼 완치가 쉽지 않은 질병의 특성상 나이가 들수록 환자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2014~2018년 건선 진료 환자를 분석한 결과 5년간 전체 환자수는 16만명 선을 유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부터 뚜렷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건선은 발생부위가 습진이나 한포진 등과 비슷하고, 아토피피부염처럼 가려움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들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우유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의 주요 증상은 경계가 분명한 은백색 인설로 덮인 홍반성 피부 병변으로, 피부 조직검사를 통해 건선을 확진한다"면서 "건선은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술 담배 사우나 등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행위나 스트레스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선의 원인은 면역 불균형으로, 면역반응이 과도해서 생긴다. 면역세포 중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외에 유전적·환경적 요인과 피부 자극, 건조한 환경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건선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로 병변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헌혈이나 침 등으로 인한 상처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우 교수는 "건선은 병변 범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병변이 작을 땐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지만 병변이 넓은 경우라면 광선치료와 면역조절 치료제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면서 "최근에는 건선의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쓰인다"고 말한다.

한의학의 건선 치료는 홍반, 각질, 가려움증 등 피부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와, 오장육부의 대사 기능을 정상화시켜 피부에 산소와 영양분을 적절히 공급해 근본 원인을 개선하는 치료로 구분해 진행한다.

한의학에서는 건선을 피부 단독의 문제로 보지 않고 소화기·순환기·내분비·면역·신경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 민들레한의원 김세욱 원장은 "환자에 따라 병변의 발생 부위와 발진의 형태, 나이와 성별, 악화 요인 등이 모두 다르므로 내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피부 자극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 동반돼야 건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건선은 당뇨 고혈압처럼 완치 개념이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특별한 증상 없이 조절할 수 있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지키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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