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노년층 "금리 높지만 마이너스통장 끌어 써"

2022-12-06 10:57:27 게재

전체 계좌수 줄었지만 60대 이상 오히려 증가

최근 금리 인상으로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줄고 있는 가운데 50대 중년층과 60대 이상 노년층의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강동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연령별 마이너스통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마이너스통장 계좌수는 300만7000계좌, 잔액은 45조19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 말(313만7000계좌, 49조3257억원)에 비해 각각 4.3%, 9.6% 감소했다.

마이너스통장은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고 필요할 때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생활비 등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20~30대의 마이너스통장 규모는 크게 줄었다. 20대 계좌수는 지난해 9월 말 12만4000계좌에서 지난 8월 말 10만1000계좌로 18.5% 줄었고, 같은 기간 잔액은 2조3445억원에서 1조6009억원으로 31.7%나 줄었다. 30대 계좌수는 같은 기간 61만4000계좌에서 55만4000계좌로 9.8% 줄고, 잔액은 13조8016억원에서 11조4989억원으로 16.7% 줄었다.

금리 인상에 발 빠르게 대처한 20~30대와 달리 50대와 60대 이상 감소폭은 훨씬 완만했다. 50대 계좌수는 1.4%, 잔액은 2.3% 감소했다. 60대 이상의 경우 계좌수는 오히려 53만6000계좌에서 54만4000계좌로 1.5% 증가했다. 잔액은 0.3% 줄었다.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건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금리 영향에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이 전체적으로 줄고 있지만, 전체 대비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50대 마이너스통장은 8만3000좌가 새로 개설돼 19.4%를 차지했고, 60대 이상 연령층은 4만5000계좌가 개설되며 10.5%를 차지했다. 올해(8월 말 기준) 들어서는 50대가 4만4000계좌가 개설돼 22.2%를 차지했고, 60대 이상 연령층은 2만6000계좌가 개설돼 13.1%를 차지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빚투(빚내서 투자)를 정리한 20~30세대와 달리 50대와 60대 이상 중년·노년층은 생활고 등으로 마이너스통장 수요가 여전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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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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