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부동산 대출부실 급증 '경고등'

2023-03-21 11:09:46 게재

건설·부동산업 연체 1년 만에 3.3조원 증가

관리형토지신탁 연체율 한 달 새 2배 늘어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로 2금융권의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마을금고 부실규모가 최근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불안은 부실 위험성이 큰 금융회사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서 새마을금고의 부실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

21일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가 건설업과 부동산업 기업에 대출해준 규모는 올해 1월 잔액 기준 56조40000억원으로 2019년 27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연체액은 2019년말 7000억에서 올해 1월 기준 5조2000억원으로 3년 만에 7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21년말 1조9000억원이던 연체 규모는 지난해말 4조3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1월에는 5조2000억원으로 증가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1년 1개월 만에 연체액은 3조3000억원 늘었고, 최근 1개월 사이에 9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연체율은 2019년말 2.49%에서 2021년말 4.08%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올해 1월은 9.23%로 1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과 별도로 새마을금고는 관리형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해당 대출 역시 연체율이 최근 급격히 늘었다.

오 의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관리형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잔액은 15조7527억원으로 관련 대출을 처음 시행한 2019년(1694억원)부터 매년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체액은 2021년말 60억원에서 2022년말 60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1월에는 1111억원으로 급증했다. 연체율은 지난해말 0.39%에서 올해 1월 0.71%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PF를 취급하지 않지만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은 넓은 의미의 부동산PF로 분류되고 있다. 관리형토지신탁의 경우 사업주체는 신탁사이지만 사업비는 위탁자(토지소유자) 또는 시공사가 금융회사 등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다.

김광휘 행정안전부 지역경제지원관은 "주간 단위로 연체율 등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고 이를 금융당국 등과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며 "중앙회는 매일 상황을 점검,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연체율이 일시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0일 2금융권을 상대로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열고 "부동산PF 사업장 단위 모니터링 등 잠재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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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김신일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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