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거대 AI 시대, 급할수록 기본부터 생각하자

2023-05-03 11:08:51 게재
원영준 한양대 정보시스템학과 교수

챗GPT의 등장은 산업은 물론 정치·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AI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GPT4와 오토GPT 같은 후속 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활용하기에 따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느껴지는 AI의 발전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온 첨단 AI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변화를 주도하려는 선구자들이 있는가 하면, 기술에 지배당하거나 사회에서 도태될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는 상반된 반응이 현실이다.

AI 전문가 실무경험 공유하는 산학연계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세계적인 석학들조차 초거대AI의 발전속도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대학의 공학 및 AI 전문 영역 연구자와 학생들도 지금의 변화를 다소 급격하게 받아들이고 대응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대학은 학생들이 급변하는 AI 트렌드를 몸소 익히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현실을 인지해 변화의 방향성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주제를 선정하고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다수 대학이 지난 6년 동안 진행해 온 'SKT AI 커리큘럼'은 의미있는 산학연계 과정으로 주목할 만하다.

SKT AI 커리큘럼은 국내 대학생과 교수진을 대상으로 SK텔레콤 소속 AI 전문가들이 기술 이론부터 최신 알고리즘, 실제 AI서비스 개발 사례까지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AI 전문가들의 실무경험이 담긴 강의를 프로젝트 기반의 수업 등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할 수 있어 이공계 교육과정을 AI 실무 중심으로 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음성인식, 자연어 이해, 음성합성 등 음성 기반의 AI 기술을 중심으로 지식 기술, 추천 기술, 대화형 언어 모델, 컴퓨터 비전 등 10개 분야 동영상 강의를 제공받고 있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온라인, 대학 캠퍼스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세미나로 현직의 전문가들이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며 진로나 취업, 대학 생활과 역량 향상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시간도 마련되고 있다.

청년세대가 AI 강국 이끄는 미래 기대

다각적 산학협력을 통한 AI 인재 육성은 학생들에게 넓은 시각과 향후 진로에 대한 확신을 주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국내 인재풀을 넓혀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온다.

선도기업들이 더 많은 인재 발굴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들도 기업이 실무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들을 학생 교육 및 연구와 접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한다면 AI의 격랑 속에서도 변화에 뒤지지 않는 굳건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정부 차원에서도 AI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 인재 육성을 위해 미래세대가 기본기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해 학계나 경제계가 제도적 혜택 속에서 프로그램을 지속·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글로벌 거인들의 위세에 놀라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차분히 기본기를 가다듬는 시간이 중요하다. 언젠가 비상의 때를 맞이한 청년세대가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이끌어 가는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