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터 체질개선으로 미래 대비해야

2023-08-01 10:56:04 게재
김대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지금 우리 경제는 기후·에너지 위기, 글로벌 경제질서의 변화, 저출산·고령화 등 복합위기에 직면해 저성장 우려가 크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은 산업현장에서 다양한 직무를 대체하고 있고 근로유형까지 변화시킨다.

기업들의 미래를 대비한 혁신과 변화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대안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생산성도 올리고 노동의 질도 올리는 것이다.

OECD 28위 수준인 노동생산성

한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2021년 기준 1시간 근로당 국내총생산(GDP) 창출분이 43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8위에 머무르고 있다. 노동시장의 낮은 생산성과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현장중심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노사가 파트너십에 기초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만들어 나가야 함은 당연하다.

기업의 일터혁신을 정부가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3월부터다. 이후 2010년부터 노사발전재단에서 사업을 맡아오다가 현재는 재단을 포함해 12개 수행기관이 임금체계 및 평가제도 개편, 장시간 근로 개선 등 총 9개 영역에 걸쳐 기업들에게 '일터혁신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140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히 상대적으로 인사조직이 열악한 중소사업장에게 더욱 실효성 있는 일터혁신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 신설한 컨소시엄형 컨설팅과 이행컨설팅을 강화하고,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패키지형의 경우 컨설팅 대상 사업장을 520여개로 설정했다. 컨설팅 내용에 있어서도 중소사업장이 신청한 영역과 더불어 그와 연관된 연계 이슈까지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 CEO 및 중간관리자 코칭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재단의 컨설팅을 통해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하거나 노사간 소통과 신뢰를 회복하는 등 성과를 거둔 사례가 적지 않다.

'일터혁신컨설팅 사업'으로 미래 대비를

50년간 보일러 정수기 등에 들어가는 전열기 부품을 제조해온 업체에서는 최근 연공급제에 대한 불만으로 인력이 이탈하자 일터혁신 컨설팅을 통해 직군별 임금구조를 진단하고 평가결과와 임금을 연계하는 직능급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강화시키고 분기별 노사협의회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터혁신 컨설팅을 받아 공동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도 한다. 부산시에 있는 수산물 가공업체들은 체계적인 인력관리 등 공통의 관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의 일터혁신 컨설팅을 통한 기능 통합·분리 등 조직개편, 전사 평가제도 도입,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 등 혁신을 추진하고 공식적 소통 창구도 구축할 수 있었다.

기업혁신에서 우리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미 일터혁신이 기술혁신을 넘어 사회혁신의 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만만치 않은 대내외 변화의 파고를 헤쳐 나가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우리 기업 현장과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이 안착하고 지속되기를 기대해본다. 그 중심에 일터혁신 컨설팅 사업이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