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자 병원공습 500명 사망"

2023-10-18 11:00:37 게재

이슬람권 "대학살" 격분

바이든 요르단 방문 무산

이·팔 전쟁 중대 갈림길

이스라엘군이 17일(현지시간) 오후 가자지구의 한 병원을 공습해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BBC와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졌다. 보건부는 "수백명이 다치고 수백명의 희생자가 아직 건물 잔해 밑에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다른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의 오폭 때문이라고 부인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스라엘이 국제인도법을 어겼다면서 "병원에 대한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병원 대학살"로 비난하면서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18일 중동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요르단 방문이 취소됐다. 요르단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미국 등과 예정됐던 4자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집트 대통령,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4자 정상회담을 열어 확전 방지 노력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요르단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은 정상회담 취소를 밝히면서 "이스라엘이 이 지역을 '심연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했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BBC에 "이스라엘의 폭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중동 순방길 직전에 대형 악재를 만난 바이든 대통령도 요르단 방문을 취소하고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과 그것이 초래한 최악의 인명 피해에 분노하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그는 폭격 주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병원 폭발로 이·팔 전쟁 국면은 중대 갈림길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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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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