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 야만의 극치"

2023-10-27 10:39:33 게재

안와르 총리 대중집회서 규탄

"팔레스타인 국민 편에 설 것"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25일 현지 매체 더스타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하루 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해 "사람들을 학살하고 아이들을 죽이고, 병원을 폭격하고 학교를 파괴하는 것은 정신 나간 수준이자 야만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팔레스타인 국민들 편에 설 것"이라며 어떤 위협에도 팔레스타인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와르 총리는 이스라엘과 서방국들의 압박을 언급하며 "말레이시아는 대단히 독립적인 국가이고, 무엇이 옳은지는 우리가 결정한다"고도 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한 투쟁을 함께해 왔으며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침략을 규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내 경기장 악시아타 아레나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는 1만6000여명의 팔레스타인 지지자가 모였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 중 최대 규모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이자 이슬람협력기구 창설 멤버로, 전체 인구(3430만여명)의 91.3%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헌법에 이슬람교를 국교로 명시한 말레이시아는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일관되게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왔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관련, 주최 측이 팔레스타인 작가에 대한 문학상 시상을 연기하자 참가를 취소했다.

안와르 총리는 지난 16일에도 의회에서 서구 국가들이 각종 회의에서 말레이시아도 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하마스를 규탄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비판하면서 "말레이시아는 정책적으로 하마스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이어 "우리는 서방의 압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하마스는 선거에서 승리했고, 가자지구 주민들이 하마스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PA)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에 압승했으나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하마스는 2007년 파타당을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통치해왔다.

안와르 총리는 서방국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것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위선적이라고도 지적했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도 이날 "말레이시아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해 기부금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전부터 오랜 기간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지지해왔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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