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12월2일까지 연장 가능성

2023-11-29 10:33:33 게재

CIA·모사드·이집트 정보수장, 카타르 총리와 회동 … '열흘 이상'까지 연장 전망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틀 연장한 휴전 기간을 추가로 늘리는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하레츠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매체들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주민들이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를 걷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 일시 휴전을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이들에 따르면 현지 소식통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앞선 합의와 동일한 조건으로 휴전을 이틀 더 늘리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앞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데이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이 카타르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과 3자 회담을 통해 휴전 관련 논의를 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휴전을 추가로 연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휴전 연장은 향후 하마스가 추가로 석방할 인질을 확보하는 데 달렸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및 수감자 석방 교환을 대가로 휴전에 합의하는 데에 핵심적인 중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집트의 아바스 카멜 정보국장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레츠는 "카멜이 카타르 논의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번 만남에 무게를 뒀다.

WP는 번스 국장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그동안 여성과 어린이로 한정했던 인질 석방 협상을 남성과 군인으로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번스 국장은 휴전 기간을 더 연장하려고 하며 약 8∼9명으로 추정되는 남은 미국인 인질 석방도 이번 방문의 목표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번스 국장은 인질 논의를 계속하는 것을 포함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한 회의를 위해 도하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민감한 외교 사안에서 해결사 역할을 종종 해온 번스 국장이 인질 협상에서 미국 대표로 나선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외교관 출신인 번스 국장은 요르단 대사를 지내 중동 지역에서 다양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모사드와 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번스 국장과 모사드와의 친분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을 신임하고 있어 특히 중요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24일 나흘간의 휴전에 들어갔으며, 이틀 연장에 합의한 상태다. 여기에 추가로 이틀이 늘어나면 전체 교전 중단 기간은 8일로 늘어나 내달 2일 오전 7시에 휴전이 종료된다.

일각에서는 휴전이 이스라엘측에서 최장 기간으로 못 박았던 10일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이처럼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과 관련, "구체적 제안이 있다면 (이스라엘) 내각이 검토해 보겠지만 아직 그런 것은 없었다"면서도 "진지한 제안이라면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이 보도했다.

한편, 휴전 닷새째인 이날 하마스는 인질 12명을 추가로 석방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스라엘인 인질 10명과 외국 국적 피랍자 2명 등 12명을 인계 받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풀려난 인질들은 특수부대와 신베트의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며 "우선 이들은 기초 건강검진을 받은 뒤 가족과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카타르는 "10명의 이스라엘 인질 가운데 9명은 여성이고 1명은 아동"이라며 "이 가운데 1명은 오스트리아, 2명은 아르헨티나 이중국적자"라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들과 함께 풀려난 2명의 외국인이 태국인이라고 확인했다.

이로써 일시 휴전이 시작된 지난 24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풀려난 인질은 모두 81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인질은 모두 60명, 외국인은 21명이다.

휴전 개시 후 지금까지 총 15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한 이스라엘도 이날 30명을 더 풀어줄 예정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