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연합체 구성해 위기 돌파

2023-12-01 12:36:16 게재

최태원 SK 회장 도쿄포럼서 제안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협력 강조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협력체 구성을 제안했다. 지정학적 갈등과 분열이 불러온 글로벌 경제블록화 현상 등에 적극 대처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3' 환영사와 특별연설을 통해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이제 단일 글로벌시장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한일 경제연합체를 구성해 글로벌 분열 위기상황을 돌파하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지난 1년간 40개국을 방문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을 목도했는데, 각국이 파트너와 제휴해 규칙과 표준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각자의 시장을 만들어 가면서 한일 양국은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특히 "노동인구와 중국 수출, 투자 감소 등에 직면한 한일 양국이 성장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더욱 공격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야 한다"며 한일 경제연합체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경제연합체를 구성함으로써 글로벌시장에서 룰 테이커(rule taker, 규칙을 따르는 사람)에서 룰 세터(rule setter, 규칙을 정하는 사람)로 전환해 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약 7조달러 규모"라며 "한일 경제연합체는 양국의 미래 발전을 위한 강력한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양국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LNG, 스타트업 플랫폼 등 새로 시작할 잠재 영역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특히 올해 한일 양국 관계가 매우 좋았다"면서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범현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