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희생자 80년만에 고국땅에서 잠든다

2023-12-04 10:39:19 게재

타라와전투 강제동원

고 최병연씨 귀향식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돼 숨진 고 최병연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행정안전부는 강제동원 희생자 최씨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고 4일 오후 추도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최씨는 1943년 태평양 타라와섬(현 키리바시공화국의 수도)에서 벌어진 타라와전투 때 희생됐다.

당시 전투에서는 6000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했고,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문건에 따르면 한국인 강제동원자 1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2019년 미 DPAA가 발굴한 아시아계 유해에 대해 유전자를 교차분석한 결과 그해 11월 최씨가 한국인임을 확인했다. 최씨의 유해는 태평양 격전지에서 신원이 확인된 유일한 한국인 유해다.

행안부는 최씨의 신원확인 후부터 유해 봉환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때 키리바시공화국 국경이 봉쇄돼 4년이 지난 올해가 돼서야 봉환을 추진했다.

최씨의 유해는 3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봉환된 후 4일 오후 2시 전남 영광에서 추도식을 마친 뒤 최씨 선산에 안치됐다. 추도식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최씨의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에 부친의 유해를 맞이하는 차남 최금수(81)씨는 "아버지가 타라와에 강제 동원되신지 1년 만에 전사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80년 만에 기적적으로 아버지를 유해로나마 뵐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선산에 모시게 돼 평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린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고 밝혔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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