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입국부터 출국까지 편리한 국내여행을 기대하며

2023-12-06 10:51:46 게재
박혜은 한국관광공사 안내교통팀 팀장

한국의 대중교통 체계는 접근성 경제성 속도 등 여러 측면에서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2018년 딜로이트 글로벌이 발표한 '도시 모빌리티 지수'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중교통 시스템은 세계 46개 조사대상 도시 중 7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전했다. 우수한 대중교통 체계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역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한국의 관광매력도는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국인에게 만만찮은 교통 이용 장벽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방한 외래객의 비중은 어느덧 80%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원하는 방문지까지 찾아가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중교통은 더욱 중요한 관광의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웬만한 관광지 숙박 쇼핑중심가를 노선도만으로도 문제없이 지하철로 찾아갈 수 있는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까지 이동하고자 할 때 외국인들이 경험하게 되는 장벽은 생각보다 높다. 우선 국내 기차 및 고속버스 등 온라인 예약 시 대부분 외국어 서비스가 되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나 국내 통신사 핸드폰 번호 등으로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해외카드 결제 불가 등 장애요인이 한둘이 아니다. 결국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고 예약대행 서비스를 쓰거나, 한국인 친구의 도움을 받는 방법 밖에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또한 지역을 막론하고 외국인들의 택시 이용도 만만치 않은 불편함이 있다. 길거리에서 겨우 택시를 잡아탔어도 기사분과 언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바가지 요금' 피해를 호소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외국인이 관광 중 겪는 교통수단 이용의 한계를 개선하고자 정부는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의 '입국부터 여행, 출국까지 관광객의 편의 제고'라는 전략 하에 '외래객 맞춤형 교통 편의서비스 구축'이라는 과제를 도출했다. 다행히 국내 주요 모빌리티 업계들도 인바운드 시장 대상 서비스의 확장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 공사는 올해 5월 ㈜SR, 티맵모빌리티(주), ㈜카카오모빌리티 등 8개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들과 SRT·고속버스·공항버스·렌트카·택시 등에 대한 외국어 예약·결제서비스 구축 및 해외홍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제 외국인 대상 교통 편의 서비스 제공은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외국인 교통서비스' 확대 위한 참여 필요

카카오T 택시 호출은 현재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위챗 알리페이 등과 연동되어 있어 구미주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며, 티맵 앱을 통한 공항버스 예약시스템 역시 외국어 서비스 개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이에 맞춰 공사는 잠재 방한객 대상 각각의 서비스를 알리고 이용혜택 제공을 통해 서비스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홍보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과 함께 본격적으로 국제관광이 재개되면서 앞으로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외래관광객 유치 증대를 위해서는 매력 있는 관광콘텐츠 발굴뿐 아니라 관광편의의 질적 개선에도 총력을 기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외국인들이 한국 교통수단 이용 시 겪는 문제점 해소는 안전하고 편리한 관광한국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란 인식을 가지고 각계의 많은 관심과 활발한 참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