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남부 칸유니스서 격렬 시가전

2023-12-06 10:41:58 게재

남부군 사령관 "도시 포위한채 심장부 진입" … 팔 주민에 "나오지 말라" 전단

이스라엘군이 전투기의 지원 아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 중심부까지 탱크와 병력을 진입시키며 시가전에 돌입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일(현지시간) 남부 가자지구 데이르 알 발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 가족이 불을 피워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2월 1일 일주일간의 휴전이 끝난 후 군사공격을 재개해 가자지구 북부와 마찬가지의 폭격을 남부에 퍼붓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간 격렬한 전투 속에 현지 병원들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십명 사망자와 부상자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군 남부군 사령관인 야론 핀켈만 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빌리야와 셰자이야(이상 가자지구 북부) 심장부에 있으며, 오늘 저녁부터는 칸 유니스의 심장부에도 진입한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지 참모총장도 "(휴전 종료 뒤) 개전 엿새째 되는 날 우리 군은 지금 칸 유니스를 포위 중"이라며 "가자 북부에서 많은 하마스 근거지를 소탕했고 지금은 남부의 근거지에 대해 작전 중"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이날 이스라엘군 탱크 여러 대가 칸 유니스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남부의 분리 장벽을 넘어 가자지구로 진입한 이스라엘군 탱크는 칸 유니스 동쪽 외곽에 있는 바니 수하일라에 들어섰으며 다른 탱크들은 시내로 더 들어가 카타르 자본으로 지어진 주거 단지 하마드 시티 인근에 자리를 잡기도 했다.

핀켈만 사령관은 "오늘은 사살한 테러범 수와 교전 횟수, 지상 및 공중 무기 사용 횟수 등 측면에서 지상전이 시작된 이후 가장 격렬한 하루"라며 "우리는 공격을 지속해 성과를 심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알 카삼 여단은 자신들의 전투기들이 이스라엘 군용차량 24대를 파괴했고 저격수들이 칸 유니스 여러 곳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이스라엘군 8명을 사살하거나 부상케 했다고 밝혔다.

레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제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군사적으로 어려운 2단계가 될 것"이라고 해 이스라엘 군의 시가전 공세가 계속 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칸 유니스 주민에게 반복적으로 대피령을 내렸던 이스라엘군은 이날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면서 작전 도중 집안이나 병원에 남아 있으라고 권고하는 새 전단을 뿌렸다.

이스라엘군은 이 전단에서 칸 유니스 동부와 북부 6개 지역을 지목하면서 "몇시간 안에 여러분이 거주하는 곳에서 하마스 테러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한 강력한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BC 방송은 이스라엘군은 전날 칸 유니스 인근 지역에 통신을 끊은 채 전날 밤부터 칸 유니스 북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50회 이상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칸 유니스 등 가자지구 남부에는 이스라엘군이 이미 장악한 북부에서 피란 온 수십만명의 주민이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본격화한다면 또다시 엄청난 민간인 인명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도부 가운데 상당수가 칸 유니스에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지상전 확대를 강행했다.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머무는 기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이 통신을 차단하면서 구급 대원들과 연결이 두절됐고, 이 때문에 부상자들이 민간 차량편으로 병원에 실려 오는 상황이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로이터 통신에 이날 오전 43구의 시신이 나세르 병원에 실려 왔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 무함마드 알완씨는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 이스라엘의 공습 지역을 짐작할 수 없다. 폭탄이 도처에 떨어지고 있고 탱크들은 칸 유니스의 밤하늘을 향해 불을 뿜고 있다"고 전했다.

1일 오전 일시 휴전이 종료된 이후 이스라엘군은 작전 초점을 가자지구 남부로 옮기고 최근 며칠간 칸 유니스 동부와 북부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 지상군 투입을 준비해왔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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