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보험신뢰도 높이는 '핀테크' 기대한다

2023-12-12 11:20:47 게재
올해 하반기 진행된 보험약관·상품설명서 이해도 평가에 따르면 16개 생명보험사 상품 중 종합평가점수에서 고득점을 받은 상품은 2개였다. 90점대는 없었고 80점대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70점대가 13개였고 60점대에 불과한 상품도 1개 있었다.

19개 손해보험사 상품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는 70점대였는데 11개사의 상품이 여기에 속했다. 나머지 8개사의 상품은 60점대에 머물렀다.

보험사들이 약관을 쉽게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보상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의료용어와 법률용어를 사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약관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는 보험소비자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보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상황으로 연결된다.

실제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한 논문(보험금융연구 최신호)에 따르면 보험상품 선택단계에서 보험 관련 정보탐색의 어려움을 경험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보험신뢰도가 떨어졌다. 보험정보 탐색의 어려움을 경험한 보험소비자의 비중은 71.8%나 됐으며 보험상품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소비자도 71.3%를 차지했다.

어려울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보험상품이 IT기술을 만나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내년 1월경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의 플랫폼기업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과거 카카오뱅크가 처음 등장했을 때 직관적이고 간편한 사용자 경험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듯이 플랫폼기업이 내놓을 비교 서비스가 보험시장에도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IT기업이 만드는 비교 추천 서비스인 만큼 기존에 보험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형식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업계도 반신반의하며 지켜보고 있다.

보험업계가 반신반의하는 데는 사실 이유가 있다. 기존에 디지털 보험사라는 이름을 내건 회사들이 카카오뱅크만큼의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연 보험에서도 색다른 변화가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이 보험정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보험상품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보험 비교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만족스러운 사용자경험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높은 연령대에 비해 보험신뢰도가 낮은 20~30대에게도 플랫폼기업을 통한 접근이 보험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