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타트업 혹한기를 지켜줄 방주가 필요하다

2023-12-14 11:07:30 게재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 변호사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 혹한기라고 한다. 항해의 관점에서 보자면 신항로 개척을 위해 항해를 떠난 많은 탐험선의 길에 역대급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재난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재난이 미래까지 파괴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씨앗만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다시 피어나는 봄에 우리의 숲을 되살릴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창업생태계에는 현재의 재난을 극복하고 혁신의 씨앗들을 지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주가 필요하다.

창업가들의 도전 돕는 방주 프로젝트

그런데 혁신의 씨앗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기술도 자본도 기업도 혁신에 필요한 자원이거나 그 결과물일 뿐이다. 기술과 자본, 그리고 인재들을 결합해 불확실한 미래로 나아가는 '기업가 정신'이 없다면 혁신은 시작되지 않는다.

'기업가 정신'이란 마치 물질세계 속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기업가 정신'의 모체는 혁신에 도전하는 창업가 개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도 다시 만들 수 있고 자본도 새로이 조달할 수 있으며 기업도 새로 설립할 수 있지만 '기업가 정신'은 인위적으로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성장시킨 가장 큰 힘이자 앞으로의 생존과 성장에 있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혹한기에도 기업가 정신의 모체인 창업가들을 지키고 이들이 생존하고 혹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적 제도적인 길을 방주에 빗대어 '방주(ARK) 프로젝트'라 명명할 수 있다.

ARK 프로젝트는 창업기업의 실패가 곧 창업생태계 자체의 실패와 기업가 정신의 위축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ARK 프로젝트는 창업기업의 실패 상황에서도 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혁신의 씨앗인 창업가들이 실패를 딛고 도전과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새로운 도약 위해 '기업가 정신' 절실

ARK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창업생태계 전반의 능동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스타트업, 전문가 집단, 투자업계가 함께 창업기업의 실패 상황에서도 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창업자의 극단적 몰락 및 신용불량화에 따른 경제계에서의 퇴출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창업자 및 창업기업의 재기와 재창업이 가능하도록 투자계약의 사후조치 가이드라인부터 정책 금융에 대한 책임 기준 정비, 그리고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협력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재창업 모델 정립 등에 나서야 한다.

기업가 정신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만든 기적의 근원이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다. 스타트업 창업과 창업생태계는 기업가 정신의 요체이자 모태다. 곧 다가올 위기 앞에서 우리가 가진 기술과 자본, 인재를 최대한 결합해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기업가 정신이 그 어떤 시기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런데 지금 기업가 정신의 모태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지금이 위기다. 그리고 지금이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