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제거 전쟁 끝까지"

2023-12-14 10:36:12 게재

네타냐후 "우리 못 막아"

미국 "국제법 지켜야" 압박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더라도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뒷배를 자처하고 있는 미국은 국제법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좀처럼 수용할 분위기가 아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체포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심문을 받는 이스라엘군(IDF) 수용시설을 방문해 "우리는 끝까지, 승리할 때까지, 하마스를 제거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아무것도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도 이날 팀 왓츠 호주 외교부 부장관과 만나 "국제사회가 우리를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휴전은 하마스 테러 조직이 부활해 또다시 이스라엘 주민을 위협하도록 선물을 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 남부 군사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의문의 여지가 없이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라며 "우리가 승전할 때까지 아무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쟁 중단과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의식하지만 뜻을 굽히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동안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전을 지지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런 국제사회의 기류 변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그들(이스라엘)은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면서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는 하마스 소탕을 위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하터널에 바닷물을 채우기 시작했다는 보도와 관련, 국제 인도법 준수와 민간인 보호를 강조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들이 쓰는 어떤 전술이든 국제 인도주의 법률에 부합해야 하며, 민간인 보호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계획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은신처이자 이동 수단이 되고 있는 지하터널을 파괴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바닷물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작전의 여파로 인도주의적 피해와 가자지구 지하수 및 정수시설, 토양 등에 대한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밀러 대변인은 또 전날 유엔 총회 등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외교적 고립이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과거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던 오랜 역사가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지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뤄진 휴전 촉구 결의안에 안보리 이사국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결의안을 무산시킨바 있다. 또 12일 유엔 총회에서는 하마스의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별도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부결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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