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장보고대상-국무총리상│박경애 서울대학교 교수

우리 해양과학 반영한 해류도 작성

2023-12-15 11:50:52 게재

일본산 80년만에 교체

교사·학생에 해양 교육

2015년 12월 국립해양조사원은 "동해 서해 동중국해 북서태평양의 난류·한류와 바닷물 흐름의 세기 등 한반도 근처 해류 흐름을 나타낸 해류도를 우리 손으로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부터 박경애(사진·58)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등 해류전문가와 한국해양학회 회원 등의 공동연구로 이룬 성과였다.

이 해류도는 이듬해부터 해양조사원에서 공식 사용했고, 교과서 백과사전 등으로 확산됐다. 일본의 해양학자 우다 미치타카가 일제강점기인 1934년 작성한 해류도를 기초로 사용하던 것을 80여년만에 벗어난 것이다. 우다 미치타카는 당시 65척의 배를 동원해 한반도 주변 해류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해양학을 전공한 박 교수는 14일 "교과서에 잘못 표현돼 있는 해류도를 보고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손으로 만든 해류도는 많은 해양학자들이 함께 이룬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일본학자의 해류관측에 기반해 제작된 한반도 주변 해류도를 기초로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27종)에 오류가 있는 해류도가 수십년간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분석하고 해양학회 해양조사원 지구과학회 등의 전문가들과 교육용 해류도를 10여년에 걸쳐 제작했다. 그리고 2019년 중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해류도를 모두 새롭게 통일했다.

해류는 어류 등 수산자원을 파악하는 데도 사용되는 기본정보다. 일본인 우다 미치타카의 해류도 이후 80여년이 흐르면서 변화한 해류정보와 새로운 과학적 성과 등이 해류도에 반영됐다. 박 교수는 해류도 제작의 모든 과정을 학술논문으로 출판해 교사연수를 통해 통일된 해류도와 해류교육의 중요성도 알렸다.

해류도에는 해류 세기에 비례해 선 굵기를 달리 표현했다. 선이 굵으면 해류의 세기가 강하고, 선이 가늘면 약한 것이다. 쿠로시오해류 대마난류 동한난류 등 변동성이 적은 해류는 실선으로 표시했다. 황해난류 등 변동성이 큰 해류는 점선으로 나타냈다.

박 교수는 "동해 북한한류는 여름철에 강한데도 수십년간 교육과정에 기반한 중등학교 과학교과서에는 겨울에 강하다고 제시돼 있었고, 황해난류는 겨울철에만 존재하는 해류인데 교과서에는 여름철에 강한 해류로 잘못 제시돼 있었다"며 "많은 해양학자들과 함께 잘못 표시된 교과서 해류도를 바로 잡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국단위 중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해양교육연수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직 교원들의 프로그램 이해도와 숙련도를 높일 수 있도록 맞춤형 교수학습자료를 제작해 학교현장에 첨단과학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있다. 그는 "교사를 교육하는 사범대학에 해양을 전공한 교수가 2명에 불과한 현실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과학영재교육원 사사과정, 심화과정 지구과학 분야에서 중학교 학생들의 해양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시흥시 시흥영재교육원에서도 해양영재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우주에서 보는 바다' '지구환경변화와 인공위성 해양학' '해양순환과 염분' '기후변화와 해류' 등에 대해 강의하고, 2007~2023년 동안 매년 1건 이상 연구와 교육프로젝트 활동을 논문으로 출판하고 있다.

["제17회 장보고대상" 관련기사]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