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위기로 해상운임 올라

2023-12-19 10:42:57 게재

전쟁 충격 '자유항행' 위협

HMM도 '희망봉' 우회

시장 밖의 충격이 해운시장을 또 흔들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충격이 선박의 자유항행을 위협하고있다. 미국의 지정학 전문가 피터 자이한이 예측한 '미국이 떠난 세계'의 혼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8일 발표한 K-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64포인트 오른 1344를 기록했다. 3일 앞서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운임지수(SCFI)도 61.31포인트 오른 1093.52를 기록했다.

해진공은 홍해에서 후티반군의 상선 공격이 증가하며 해운시장을 선도하는 스위스 선사 MSC, 덴마크의 머스크, 프랑스의 CMACGM 등이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해당 지역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중요 요인으로 꼽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컨테이너운임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해상운임이 수요 공급 요인이 아닌 시장 외 충격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최근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물류대란, 2021년 선박 좌초로 수에즈운하 차단, 올해 가뭄으로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 등에 이어 전쟁으로 인한 선박안전 위협까지 등장한 것이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도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지나는 경로를 포기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항로를 선택했다.

18일 HMM에 따르면 유럽으로 가는 선박과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선박은 모두 희망봉을 경유하는 항로를 운항하기로 했다.

HMM 관계자는 "희망봉을 우회할 경우 운항기간은 편도 기준 7~8일 정도 더 걸린다"고 말했다. 추가되는 연료비용은 수에즈운항 통과 비용과 상쇄된다.

한편, 해진공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고려해 현재 금리(5.25~5.5%)가 내년 말에는 4.6%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도 해운시장의 수요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발행된 로이드리스트는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항의 11월 컨테이너 처리량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달 대비 12.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미 서부항만 노사협약 관련 불확실성으로 동부연안 등으로 이동했던 화물이 돌아오며 점유율이 회복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향후 물동량은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노사 협상, 미국 대통령 선거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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