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지도자 이집트 방문 휴전논의

2023-12-21 10:54:06 게재

인질 추가 석방 등 논의할 듯 … 네타냐후 "하마스엔 항복 또는 죽음 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는 국제사회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하마스 지도자가 20일(현지시간) 이집트를 방문해 인질 석방과 휴전을 논의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도하 AFP=연합뉴스


알자지라 방송과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카타르에 본부를 둔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이집트에 도착해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장 등 정부 관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집트는 카타르와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하니예의 이번 이집트 방문은 이스라엘이 인질석방을 위한 또 한 번의 휴전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에 이뤄지면서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또 가자지구에 포로들을 억류하고 있는 소규모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지도자도 며칠 내 이집트를 방문해 전쟁종식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전날 현지 주재 외교단 면담에서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을 위한 또 한 번의 인도적 휴전과 추가적인 인도적 구호를 허용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과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1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새로운 협상안을 논의했다.

양측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미국 측에서도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인질협상 관련 "이것은 매우 진진한 논의와 협상이며 우리는 이것이 어딘가로 이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하마스는 지난 1차 휴전 당시처럼 인질 석방 이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 이뤄지는 상황을 우려한다. 일시휴전이 아니라 영구휴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하마스 제거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이날 오후 늦게 낸 성명에서 "우리는 끝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파괴될 때까지, 승리할 때까지, 우리가 설정한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즉 하마스를 파괴하고,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지구에서 위협을 제거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현실에서 동떨어진 사람"이라며 "우리는 하마스에게 지옥불을 퍼붓고 있다. 모든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죽음에 직면해 있다. 그들에게는 항복하거나 죽는 것,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리는 (협상을)추진하고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129명가량의 인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스라엘군은 이들 중 20명 정도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20일 팔레스타인 정부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최소 2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최소 8000명의 어린이와 6200명의 여성이 포함됐다고 밝혀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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