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미군기지 84년 만에 시민 품으로

2023-12-21 11:44:40 게재

일제강점기 무기공장

해방 이후 미군 주둔

시, 의료원·공원 조성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부지가 84년 만에 모두 반환됐다. 2019년 반환된 21만6000㎡와 이번에 반환된 25만7000㎡를 더해 모두 47만3000㎡다. 인천시의 개발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0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4년 만에 캠프마켓 부지가 인천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왔다"며 "300만 시민을 대표해 부지 반환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에 있는 캠프마켓 부지에는 1939년 일본 육군의 무기공장 조병창이 들어섰고, 1945년 해방 이후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84년 동안이나 민간인이 출입하지 못했다.

이후 한미 합의에 따라 21만6000㎡는 2019년 12월에, 나머지 23만㎡는 이날 주한미군에서 우리 국방부로 공식 반환됐다.

인천시는 캠프마켓 부지와 부영공원을 비롯한 주변 지역 16만㎡를 합친 60만㎡에 시민의 뜻이 담긴 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캠프마켓에 남아 있는 역사 가치 보존을 위한 아카이브 구축과 시설물 조사 등을 진행 중이며 부지 일부를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주민설명회,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는 부지 일부(11만㎡)에 인천 제2의료원과 소방서 도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33만㎡에는 가칭 인천식물원을 포함한 대규모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비가 3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인천식물원은 1만㎡ 규모 온실을 갖추고 식물전시·관람 기능과 함께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또 캠프마켓 인근 부영공원·부평공원과 연계해 수도권 최대 식물원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내년에 마스터플랜 수립을 거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공원을 조성한다.

유정복 시장은 "캠프마켓 사업은 완벽한 토양오염 정화와 시민의견 반영이라는 원칙을 갖고 복합적 공간 활용을 통해 인천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인천 캠프마켓과 함께 미군기지 4곳이 더 반환됐다. 총 면적은 약 29만㎡다. 캠프마켓 잔여부지 외에도 경기 연천군 감악산 통신기지 약 3만㎡, 경남 창원시 불모산 통신기지 769㎡, 경남 진해 통신센터 489㎡ 등이다. 서울 용산기지 내 도로부지 일부(890㎡)도 이날 함께 반환됐다.

정부는 남아 있는 반환 예정 미군기지도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속히 반환될 수 있도록 미국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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