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형철 극지연구소장

"세계 5대 극지연구국가 준비하겠다"

2023-12-22 10:40:41 게재

정책 연구효용 높여야

청소년 북극체험 지속

지난 18일 취임식을 가진 신형철(58) 제8대 극지연구소장이 우리나라가 세계 5대 극지연구국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는 10위권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신 소장은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태즈매니아대에서 해양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해양생물 전문가다. 극지연구소와는 1991년 계약직 연구원으로 첫 인연을 맺었고, 이듬해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대원 모집에 자원해 참여했다.

극지연구소가 중앙북극해 비규제어업방지협정 당사국총회를 2년 연속 개최하도록 역할했고, 남극조약협의당사국 회의와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등 국제 극지협력기구의 정부 대응에 참여했다. 지난 5월에는 한국해양학회 제30대 회장에도 선출됐다. 인터뷰는 취임식 이후 전화로 진행했다.

■임기는 3년, 예산의 제약도 있다. 집중할 일은

우리나라가 1987년 한국해양연구소(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극지연구실을 신설하며 극지연구를 본격 시작한지 36년 됐다. 어느 정도 축적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성과들을 정책적 효용있고 사회적 실용성 있는 연구로 만들어야 한다. 향후 일정을 보면 뭔가 성과를 낼 수 있는 일들은 2027년부터 일어나게 돼 있다.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우리가 미국 러시아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 5대 극지연구기관,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숙성과 응축의 과정을 꼭 진행하려고 한다.

2032년 전후로 국제극지의 해라는 대형 연구프로젝트도 진행될 것이다. 현장 연구를 위한 준비과정이 7~8년 걸리는데, 바로 시작해야 한다.

■2027년은 왜 중요한가.

우리나라가 남극조약협의당사국 회의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남극에서 연구도 하고, 조업이나 관광 등 경제활동도 하고 있다. 환경보전지킴이 역할도 하면서 연구와 경제활동도 잘하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늦어도 2028년에 대형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나온다.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면 우리가 연구를 주도하지 못하고 연구선을 빌려주는 식으로 될 수도 있다. 남극내륙 연구도 2027년 정도엔 거점을 정해 본격 연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후·지정학변화의 최전선이 북극이다. 북극연구에서 우리 위상을 높이려면

중국이 경제규모 등의 강점을 살려 북극인접국(니어 아틱)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위협적으로 느끼는 면도 있다. 우리는 중국 흉내를 내기보다 '클로스 앤 커넥티드'로 '가깝고 통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북극의 미래를 같이 그리는데 참여할 수 있도록 믿어도 되고 성과도 낼 수 있는 협력자라고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극지연구소 성과를 사회에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내년은 연구소가 해양연구소 부서에서 독립성을 가진 부설연구소가 된지 20년, 남극에 장보고기지 문을 연 지 10년 되는 해다.

청소년들을 선발해 북극을 체험하는 프로그램, 고교 과학선생님들 대상의 강좌는 전통으로 이어가면서 내년에는 과학연구성과를 확산하는 프로그램이나 소셜미디어활동 등을 구상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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