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차량 우선신호체계 효과 '톡톡'

2023-12-27 10:44:28 게재

올해 4950곳 신규설치

재난현장 접근성 높여

지난 4월 11일 오전 9시쯤 세종시 한 회사에서 40대 남성이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근 시간이라 차량정체가 심했지만,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가동한 덕분에 119구급대는 평소 15분 걸리는 거리를 8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행히 이 환자는 목숨을 건졌다.

지난 8월 19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경북 경주시 한 워터파크에서 심정지 환자(40대 남성)가 발생했는데, 여름휴가철 관광지 안이어서 정체가 극심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작동해 출동 시간을 약 10여분 단축시켰고, 환자를 소생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두 사례 모두 소방자동차 등 긴급차량이 신호 제약 없이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한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소방청은 화재·구급 등 재난 현장에 소방차가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는 출동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올 한해 전국 교차로 4950곳에 신규 설치했다고 밝혔다.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소방차·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이동 경로에 따라 교차로 신호를 일시적으로 제어해 긴급차량이 신호 제약 없이 무정차 통행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신호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교차로 앞에서 소방차에 설치된 단말기를 이용해 교통신호를 차량 운전자가 직접 제어하는 현장 제어방식과 차량의 위치와 목적지를 교통관제센터로 전달해 교차로 교통신호를 일괄 제어하는 중앙제어방식을 지역별 교통 여건에 따라 설치·운영하고 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지자체 및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소방은 사용자로서 설치장소 운용차량 등 현장 의견을 전달하고, 경찰은 신호체계 운영 주체로서 신호주기·변경 등 신호체계를 관리한다. 지자체는 시스템 설치 예산투입, 교통신호기 설치·관리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소방청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지자체 등이 협력해 시스템 확산에 힘을 모은 결과 12월 27일 현재 전국 15개 시·도에 1만8422곳의 교차로에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최홍영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은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의 실효성 제고, 설치구간 확대 등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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