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홍해서 또다시 선박 공격

2023-12-27 10:32:39 게재

상업용 선박에 미사일 공격 … 이스라엘 등엔 드론 공격 긴장 격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또 다시 홍해에서 상업용 선박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하는 등 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물류 요충지인 홍해지역을 장악한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공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도록 하는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선박에 대한 미사일 공격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일부 지역에 드론 공격을 동시에 진행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예멘 후티족 반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이 26일(현지시간) 홍해에서 상업용 선박 'MSC 유나이티드호'를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최근 홍해에서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고 있다. 사나 신화=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예멘 반군 후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홍해에서 3차례 경고를 무시한 상업용 선박 'MSC 유나이티드호'를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또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남부 항구 도시 에일라트와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다른 곳의 군사시설을 겨냥해 여러 대의 드론을 출격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홍해에서 자국을 향해 날아오는 공중 목표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또 MSC 지중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항구에서 파키스탄 카라치로 향하던 MSC 유나이티드 8호가 화요일에 공격을 받았지만 승무원들은 무사하다고 확인했다.

이 해운 회사는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있으며 홍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해군 연합체에 이 사건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영국해사무역청(UKMTO)은 이 사건이 예멘의 호데이다 항구에서 약 60해리(111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등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간 동안 홍해 남부 지역에서 후티 반군이 발사한 공격 드론 12대, 대함 탄도미사일 3발, 지상 공격용 순항 미사일 2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아이젠하워 항모강습단의 구축함 USS 라분, F/A-18 슈퍼호넷 전투기 등의 자산을 동원했다고 사령부는 밝혔다. 사령부는 "해당 지역에서 선박 피해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11월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처음 선언한 이후 최근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나포하거나 공격하고 있다.

미국은 예멘 북서부 광범위한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후티 반군이 수십 개 국가와 연결된 10척의 상업용 선박을 겨냥해 100회 이상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선박 공격은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홍해지역 다국적 해양 안보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분쟁을 중단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했으며, 특히 민병대 자체가 표적이 될 경우 미군 함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홍해 지역의 긴장이 커지고 실제로 군사적 위협까지 받게 되면서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 업체 등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루트를 포기하고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긴 항로를 선택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군사적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2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후티 반군의 경우처럼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전될 가능성도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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