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단식' 빼고 다한 박완수

2024-01-10 10:41:32 게재

우여곡절 끝 우주청 설립

대통령 면담 등 숨은 노력

9일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우주항공청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따라 이르면 5월 경남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 통과는 박완수 경남지사 등 경남도의 '끈질긴 노력'의 결실로 평가된다.

지난해 4월 정부 입법으로 발의된 우주항공청 설치법은 여야간 이견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지만 여야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난항을 겪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나 한국천문연구원이 위치한 대전 유성구가 지역구인 조승래 의원의 문제제기가 많았다. 조 의원은 항공청과 항우연과의 기능중복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항우연 소속 직원들이 '혹시 사천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민감하게 작용했다.

반전은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이 국회시정연설에서 콕 집어 "우주항공청특별법 조속처리"를 요청하면서다. 대통령이 국정 전반을 설명하는 국회 본회의 자리에서 특정 사안을 거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 발언 배경에는 박완수 지사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박 지사는 국회와 정부를 문턱이 닳도록 다니고 1인 시위도 했지만 여야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정부 부처 역시 다분히 형식적인 대응을 해 원성을 샀다. 박 지사는 대통령과의 비공식 면담에서 직접 상황을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기류가 바뀌자 국민의힘 지도부도 더 적극적인 자세가 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이 법안 통과를 전제로 과방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까지 쳤다.

하지만 국회 타결직전 합의가 불발되고 '쌍특검법' 등 정치현안에 밀려 연말을 넘기면서 사실상 총선 후로 넘어갔다는 예상이 팽배했다. 박 지사는 마지막 끈을 놓지 ?方?9일 본회의를 앞둔 지난 4일 국회의원 모두에게 편지를 보냈다. "특별법 통과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해 달라"고 호소했다. 삭발과 단식 빼고는 다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여야는 합의했고 특별법은 8일 하루만에 과방위와 법사위를 거쳐 9일 본회의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박 지사는 "향후 우주항공산업 세계시장 규모는 현재의 5배인 1320조원, 미래 항공교통은 200배인 196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 한다"며 "그 중심에 경남이 있고, 모든 과정을 경남도가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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