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재판 연기 두고 '설전'

2024-01-11 11:12:05 게재

노측 "김앤장 선임 재판부 변경 시도"

최측 "재판부 쇼핑은 오히려 노측이 해"

이혼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새로 선임해 재판이 연기되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반발하고 나섰다. 오늘 재판이 예정대로 열렸으면 결심공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이유이다.

김앤장 소속 유해용·노재호 변호사는 지난 9일 이혼소송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에 최 회장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이후 재판부는 당초 오는 11일로 잡아놓았던 2심 첫 정식재판 일정을 연기하고 추후 기일을 다시 잡는 것으로 바꿨다.

노 관장 변호인단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이 재판부 재판장과 인척관계가 있는 김앤장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부 쇼핑'을 한다고 주장했다.

노 관장측은 "이미 항소심 재판을 진행한 지 1년이나 됐으며 양측의 서면 총 46차례, 재판부의 석명요청 수 차례, 수백건의 증거제출을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며 "1000명이 넘는 변호사를 보유한 김앤장을 동원한 재벌의 금권을 앞세운 농단이며, 재계 2위의 SK 그룹 총수로서 해서는 안될 법과 사회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재판부 재배당을 초래할 수도 있고, 실제로 재판부가 기일변경을 추정했기 때문에 최 회장측의 이번 대리인 선임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또한 "김앤장이 선임돼도 감수하고 재배당 없이 신속한 재판의 진행을 요청하는 절차진행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도 했다. 우리나라 이혼사건에서 대다수 부인들은 자기 명의 재산이 없어 이혼하면 재산분할로 새출발하거나 생활을 하는데,재판부가 바뀌면 재판이 지연돼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노 관장측에 따르면 재판장인 김 부장판사의 조카가 김앤장에 근무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관의 친족이 법무법인 등에 변호사로 근무하는 경우 법관이 해당 법무법인이 수임한 사건은 처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 점을 의식한 것이다. 관련 재판부는 이번 재판 연기가 이와 관련있는지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최 회장 변호인단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변론권 강화 차원에서 김앤장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노 관장측이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쟁점을 본 소송에서 추가하고 재산분할과 위자료 청구취지 확장해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 재배당 시도는 오히려 노 관장 측이 했다며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서울고법 가사3-1부에 배당되자 재판장의 매제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클라스를 선임해 재판부를 바꾸는 '재판부 쇼핑'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언론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재판부 배정조차 자신들의 의도대로 하려는 무도함을 보이고 있다며 사법부 차원의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이 이혼하면서 노 관장측에 재산분할 665억원, 위자료 명목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애초 청구액은 각각 주식 등을 포함해 1조원, 3억원이었다. 노 관장측은 최근 청구 취지액을 현금 2조30억원으로 올리는 변경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김선일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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