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통합으로 전기 마련한 OCI그룹-한미약품그룹

2024-01-15 11:24:49 게재

"동반 상생 경영체제로"

양 그룹 1인씩 각자 대표로

한미측 일부 통합 반대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이종'간 통합에 나선 것은 양 그룹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다만 순조로운 통합이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한미그룹 오너 일부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지가 주목된다. 

이번 통합으로 한미약품은 규모의 경제를 토대로 더 강력한 신약 연구개발(R&D)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OCI그룹은 기존에 확보한 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과 신약개발 전문 한미약품그룹은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각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12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으로 OCI홀딩스는 7703억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포함해 총 27.0%를 취득한다.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 지분 10.4%를 취득하기로 했다.

앞으로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에 따른 새로운 출발과 함께 사명과 CI 등 브랜드 통합 작업을 할 계획이다.

OCI홀딩스는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는다.

양 그룹별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등이 완결되면 실질적으로 두 그룹이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된다. 이어 후속 사업조정 등을 거치면서 향후 제약·바이오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을 기반으로 상생 공동 경영을 해 나가게 된다.

한편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 결정에 반발하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 이번 결정이 임 사장의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가운데 장남 임 사장이 이견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임 사장은 한미와 OCI의 통합이 발표된 다음 날인 13일 자신의 개인회사인 코리 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관련,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14일 임종윤 사장의 반발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이번 통합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그룹은 고 임성기 회장이 2020년 8월 작고하면서 부인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11일 공시에 따르면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 회장이 11.66%, 장남 임종윤 사장이 9.91%, 장녀 임주현 실장이 10.20%,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10.56% 보유하고 있다.

범현주 김규철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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