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경선 관심은 '뉴햄프셔'

2024-01-15 10:31:53 게재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로 첫발 … 뉴햄프셔서 헤일리 역전 발판 만들까

11월 5일 백악관 탈환에 나설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미국 공화당 경선이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이 확실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엿보이는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와키소방서에서 소방관들에게 피자를 전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이오와주에서는 이날 저녁 7시(미 중부시각)에 99개 카운티별로 지정된 코커스 장소에 당원들이 모여 후보별 대리인의 지지 연설을 듣고 종이 투표지에 지지 후보를 써내는 방식으로 후보를 뽑는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공화당 유권자로 등록해야 하지만 당일 저녁 현장 등록이 가능해 아이오와 주민이면 당파에 상관없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영하 18도의 혹한이 닥쳐 열성 지지자들이 주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에는 공화당 대의원이 40명이 배정돼 있는데 본선과는 달리 대부분 승자독식이 아니라 득표율에 따라 나눴다

아이오와에서는 새해 들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로 압도하고 있는 반면, 헤일리 전 유엔대사 18.2%, 론 드산티스 주지사 15.6%로 2위가 바뀌는 파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공화당 경선에서는 두번째 무대이자 첫 프라이머리로 직접 투표를 실시하는 뉴햄프셔가 더 주목받고 있다. 뉴햄프셔에서는 유권자 84만여명이 23일 직접 투표로 자신이 원하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코커스는 사실상 공개적인 한표 행사이지만 프라이머리는 직접 투표장에서 비밀 투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다.

역사적으로도 아이오와 코커스보다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파란이 일어난 사례가 더 많았다.

공화당에서는 경선초반 일대 역전극이 벌어진 적은 거의 없으나 이번에는 뉴햄프셔에서 헤일리 후보가 돌풍을 일으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게 될지에 시선이 집중돼 있다. 3위를 달리던 트럼프 저격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중도 사퇴함에 따라 2위로 올라선 헤일리 후보에게 그대로 옮겨가면 역전극이 펼쳐질 가능성이 생긴 때문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여론조사들을 종합한 결과 뉴햄프셔에선 현재 트럼프가 43.5%로 압도하고 있으나 2위 헤일리 29.3%, 3위 크리스티 11.3%로 나타나 둘을 합하면 40.6%로 박빙이 될 수 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중도하차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기적이고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트럼프 당선을 막기 위해 나의 야망을 버리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만일 헤일리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2월 24일 실시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후보가 주지사를 지냈던 정치적 본거지다. 지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2대 22%로 크게 밀리고 있지만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가 태어난 1972년 그녀의 부모가 인도 국적자였다면서 미국 대통령 출마자격이 없다는 극우학자의 글을 인용했다.

미국에서 태어나면 부모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미국 국적자이므로 대통령 출마자격이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그녀가 인도계 이민자 후손임을 은근히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공화당 경선은 3월 5일 16개주에서 동시 선거가 실시되는 '슈퍼 화요일'에 승부가 사실상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동시 경선에선 캘리포니아(169명) 텍사스(161명) 노스캐롤라이나(74명) 테네시(58명) 앨라배마(50명), 버지니아(48명) 등 총 1077명의 대의원을 확정하게 된다.

올해 공화당 경선에선 전체 대의원 2429명 가운데 과반인 1215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11월 5일 본선에 나갈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다.

공화당 경선은 6월까지 계속되지만 그 이전에 승부가 갈리게 되고 7월 중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최종 선출하게 된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