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유·LNG도입 차질 없어"

2024-01-15 11:30:14 게재

산업부, 중동사태 긴급 점검 … '컨'선 희망봉으로 우회, 10일 더걸려

홍해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송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상품을 실은 컨테이너선들은 홍해-수에즈 항로를 피해 남아프리카희망봉을 우회하면서 평시에 비해 10일(상하이~함부르크, 편도 기준) 이상 운항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동인근 유조선 정상 운항 중 = 산업통상자원부가 14일 석유공사 가스공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와 함께 긴급 점검한 결과 중동 인근에서 항해하거나 선적 중인 유조선과 LNG운반선은 모두 정상 운항 중이다.

하지만 경계를 늦추지는 않았다. 산업부는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 수급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함께 국내 석유·가스 비축현황을 확인하고 비상대응 매뉴얼을 점검했다.

또 급변하는 정세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기로 하고, 유가상승으로 인해 국민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업계의 노력도 당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홍해위기로 12일 국제유가(브랜트유)는 전거래일 대비 1.1% 상승한 배럴당 78.29달러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72%를 공급하는 등 국내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큰 지역"이라며 "최근 중동정세로 인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에너지시장도 홍해위기 파장이 어느 정도로 확산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전문지 오프쇼어 에너지는 14일(현지시간) "홍해의 심각성은 전 세계 석유·가스·화학 유조선의 70%가 속한 국제유조선소유주협회(Intertanko)가 최근 발표한 경고에 요약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유조선소유주협회는 회원사들이 예멘을 우회하도록 조언하기로 했고, 스웨덴의 스테나 벌크(Stena Bulk) , 싱가포르의 하프니아( Hafnia ), 덴마크의 토름(Torm)은 홍해를 피할 의사를 가졌다.

이에 앞서 12일 로이터통신, US뉴스는 국제유조선소유주협회가 회원사들에게 배포한 메모에서 홍해에서 작전 중인 연합해군사령부(CMF)의 경고를 전했다고 밝혔다. 연합해군사령부는 모든 선박에 "바브 알 만다브해협(예멘 앞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다.

◆'컨'선 운임 7주 연속 상승 = 컨테이너선들은 홍해를 피해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운임이 급상승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12일 발행한 '홍해운항제한에 따른 컨테이너선 시장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이 홍해-수에즈운하를 통과하지 않고 희망봉을 우회하면 '상하이(중국)-함부르크(독일)' 편도 기준 3800해상마일(nm)이 증가, 운항일수가 10일 늘어난다.

양방향 운항에 20일이 추가되면서 일주일에 한 번 운항하는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노선별로 2~3척의 선박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유휴선박이 줄어들게 되면서 운임은 상승하게 된다.

실제 컨테이너운임은 상하이운임지수(SCHI)가 12일까지 7주 연속 상승하면서 2206.03을 기록, 2000선을 돌파했다. 부산과 연결된 13개 주요 항로 운임을 종합한 K-컨테이너지수(KCCI)도 6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 8일 1934를 기록했다.

해진공은 선박들이 희망봉을 경유하면서 '아시아~미국 동부' 항로 운송시간도 늘어나고, 태평양을 이용한 '아시아~미국 서부'항로가 동부항로를 대체하는 항로로 각광받으면서 운임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