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강 교량 위 연쇄추돌사고 대책마련"

2024-01-16 10:41:41 게재

LH·시 시설물 보완 추진

"예방 시스템 구축 필요"

세종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가 최근 연쇄추돌이 발생한 금강 교량들을 놓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종시 인구가 늘고 도시가 팽창하고 있는 만큼 효과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향후 더 큰 교통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세종시 LH 등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발생한 금강 금빛노을교와 아람찬교 연쇄 추돌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원인분석과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교량 위 연쇄 추돌사고는 지난 4일 새벽에 일어났다. 오전 5시 24분쯤 금빛노을교에서 29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이어 바로 옆에 위치한 아람찬교에서 오전 6시 27분쯤 8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이 때문에 14명이 크고 작은 치료를 받았고 사고 이후 일대 교통은 출근시간 극심한 혼란을 겪어야 했다.

지역에선 정확한 원인분석이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청사 등 행정타운이 들어선 세종시 신도시 금강 위엔 현재 큰 다리만 7개가 있다.

일단 경찰 등은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블랙아이스(도로결빙) 현상으로 보고 있다. 금빛노을교와 아람찬교 모두 이날 다리 위 도로에 얕게 살얼음이 발생했다.

세종시 금강 주변은 짙은 안개로 유명하다. 새벽 시간 한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로 짙게 깔리는 경우가 많다. 이날 역시 짙은 안개가 꼈고 공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이 돼 기온이 떨어지자 얼었을 가능성이 높다.

첫 사고가 발생한 금빛노을교가 지난해 12월 28일 개통한 다리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개통 일주일만에 대형 사고가 발생했고 인근에서 발생한 첫 대규모 연쇄추돌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 위치한 아람찬교는 지난 2016년 개통한 다리로 그동안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금빛노을교 개통이 사고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다리들은 세종시 동부 4생활권과 5생활권을 옆에서 나란히 연결하고 있다. 인근엔 충북 청주 등에서 흘러오는 미호천이 금강 본류와 합쳐지는 지점이 있다.

LH와 세종시 등은 시설물 보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다리에는 열선이나 염사분사장치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LH 관계자는 "우선 기온이 영하권일 경우 염화칼슘을 사전에 살포하고 있다"면서 "세종시와 최선의 시설보완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차선 식별을 위한 안개등을 더 설치하고 사고를 빨리 감지하기 위한 감시카메라(CCTV) 등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 염수분사장치 설치 등도 추진한다.

열선 등 큰 비용이 투입되는 시설 설치 여부는 미지수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뿐 아니라 다리 특성상 안전이나 유지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범 대전세종연구원 박사는 "열선이나 염수분사장치 등 시설물은 비용뿐 아니라 다리 안전성이나 유지관리 측면에서 단점이 있다"면서 "블랙아이스 사고 등엔 사고예방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등에선 블랙아이스에 대비, 차량의 미끄럼 현상 등을 취합해 정확한 지점을 알려주는 스마트 도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세종시는 국내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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