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부산항만공사, 부산 넘어 진해로 확장

2024-01-19 11:30:47 게재

올 하반기 진해신항 착공 … 2029년 3개 2032년 6개 선석 추가

저성장·중국특수 축소 … 임대사업 위주 수익선 다변화 과제

16일 만 스무살을 맞은 부산항만공사(BPA)가 100년 역사를 향해 또 한 번 도약을 시도한다.

공사는 2004년 출범한 이후 2006년 부산신항 개장, 2023년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준공에 이어 올해 진해신항 건설을 시작한다.

부산 가덕도 일대에 펼쳐진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부산신항을 넘어 진해시 일원에 진해신항을 추가 착공한다. 사진 부산항만공사 제공


미국의 뉴욕·뉴저지 항만공사(PANYNJ)처럼 인접한 부산과 진해(경남)에 펼쳐진 항만을 건설 관리 운영하게 된다.

◆진해신항 건설로 부산경남항만공사로 명칭변경 고려 = 부산항만공사는 이날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 위한 '2040 신 비전' 6가지를 선포했다.

공사는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 개발 완성 및 물동량 3700만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의 세계 2대 환적중심항만 △부산항과 가덕신공항, 내륙운송을 연계하는 트라이포트거점 복합물류항만 △인공지능(AI) 및 자율운항, 친환경연료 등 해운환경변화에 대응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품질 친환경 종합 서비스 항만 △ 4차산업 기반 기술로 항만운영의 효율성 정확성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항만 △북항재개발을 통한 신해양경제 활성화, 감천항과 다대포항의 비즈니스 및 해양관광 공간 조성을 통한 가치창출 도시항만 △항만전문인력 양성과 산업생태계 강화, 연구개발 지원을 통한 항만물류산업 성장 선도항만 등을 2040년 부산항의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부산항의 첫번째 모습으로 제시된 진해신항은 올해 하반기 착공, 2032년까지 9개 선석이 건설될 예정이다.

강도형(앞둘 왼쪽 세번째)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홍보관에 설치된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 전시관에서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해양수산부 제공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항만공사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국가 간 물류공급망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진해신항 건설을 제시했다.

송 차관은 "이처럼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는 해양강국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갈 사명과 책임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며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 진해신항을 3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메가포트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항 진해진항이 가덕도 신항에 이어 두 번째 신항으로 건설되면서 항만공사 명칭도 부산경남항만공사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12일 해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승환 당시 해수부 장관은 이달곤(국민의힘, 경남 창원시진해구) 의원이 부산항만공사 명칭 변경과 항만위원 구성에서 부산 경남 동수를 요청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경남도는 부산항만공사 명칭을 부산경남항만공사로 바꾸고 항만공사 최고 의결기구인 항만위원에 부산과 함께 동수의 위원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해수부와 협의해 올해 법령 정관 개정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만림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기념식에서 "올해는 진해신항 개발을 시작한다"며 "경남도는 부산항만공사 해수부와 협력하며 정책지원을 아까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명칭변경과 부산 경남추천 항만위원을 동수로 구성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현재 7명인 항만위원은 해수부 추천 4명, 부산시 추천 2명, 경남도 추천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해수부에 따르면 부산항 진해신항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연도 서측에 3단계로 건설될 예정이다.

수심 23m, 한 개 선석당 길이 400m 폭(장치장) 800m의 대수심 대용량 자동화부두로 건설된다.

해수부는 2032년까지 9개 선석(3개는 2029년, 6개는 2032년)을 건설하는 1단계 공사에는 국비 2조7988억원과 민자 5조1220억원 등 총 7조920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진해신항은 2단계 6개 선석(4조7283억원), 3단계 15선석(12조6491억원)까지 총 30개 선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북항재개발 가덕신공항과 연계도 숙제 = 부산항만공사 출범 후 지난 20년간 부산항은 부산신항 건설, 북항재개발 등의 과제를 추진하며 세계 7위 규모의 컨테이너부두, 세계 2위 규모의 환적항만으로 성장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공사설립 당시 21개였던 컨테이너 선석은 지난해 말 44개로, 컨테이너선박 접안시설 길이는 2004년 6㎞에서 2023년 14.1㎞로 각각 늘어났다.

공사는 특히 "국내 첫 완전자동화 터미널인 신항 서컨 2-5단계는 모든 하역장비가 국내기업에 의해 국산 기술을 활용해 건설됐고, 전기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차세대 항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부산역과 인접한 바다에 펼쳐진 부산 북항은 국내 최대 무역항에서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 중 기반시설인 친수공원을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했다. 2008년 사업착수 이후 15년만이다.

부산항을 가덕도신공항과 연계 발전시키는 노력도 우여곡절을 거치며 진행 중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기념식에서 부산이 부산항을 기반으로 가덕신공항, 글로벌 금융문화관광컨텐츠를 결합해 싱가폴 두바이처럼 성장하는 글로벌 허브도시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런 비전을 해수부,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항만공사는 과제도 많다. 항만 배후단지 등 임대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m 길이 컨테이너 2275만개(2275만TEU)를 처리하며 사상 최대 물동량 기록을 경신했지만 성장속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과거 20년보다 낮아진 경제성장률(저성장 기조) 속에서 수출입화물 성장이 둔화되고, 지정학적 변화와 중국의 경제성장 경제구조 변화 속에서 중국특수에 편승했던 환적화물 성장 속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040년 3700만TEU 물동량 창출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진해신항 개발, 북항재개발 2단계 사업, 항만 스마트화 및 탈탄소화, 고부가가치 항만배후단지 개발, 해외사업 등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항만공사 임직원은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20대의 젊음과 패기로 부산항을 세계 최고의 허브항으로 육성·발전시켜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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