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스위스 선사 MSC 손잡을까

2024-01-22 11:30:53 게재

이번주 'ONE' 회동 주목

글로벌 선사 합종연횡

HMM은 새로운 유럽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까. 내년 2월 이후 상위 10대 글로벌 해운기업 중 세계 3대 해운동맹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남게 되는 유럽선사는 스위스 MSC(지중해해운)다.

22일 HMM에 따르면 회사 고위급 임원은 24일 싱가폴에서 디얼라이언스 회원사인 일본 오엔이(ONE)와 대응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HMM은 함께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있는 독일선사 하팍로이드가 동맹 탈퇴를 선언한 이후 대안 찾기에 분주하다. 지난 19일엔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 서비스는 하팍로이드사와 협력이 지속되는 2025년 1월까지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2025년 2월 이후에도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해운계도 한국의 HMM, 일본 ONE, 대만 양밍 등이 하팍로이드가 떠나는 충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하고 있다.

싱가폴의 해운전문지 스플래쉬247닷컴(Splash247.com)은 19일 대만의 2대 해운기업 중 하나인 에버그린이 디얼라이언스로 전환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에버그린은 프랑스 CMA-CGM, 중국 코스코와 함께 해운동맹 오션얼라이언스를 맺고 있다.

스플래쉬에 따르면 영국 컨설팅 업체 드류리의 컨테이너 분석 수석 매니저인 시몬 히니(Simon Heaney)는 "디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은 하팍로이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깔끔한 방안은 에버그린이 얼라이언스로 이전하는 것이지만 상당한 설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그린과 디얼라이언스 결합이 쉽지 않은 이유는 디얼라이언스에 속한 또 다른 대만의 해운기업 양밍과 에버그린 관계 때문이다.

스플래쉬닷컴은 양밍은 국민당 정부 국영회사였고 에버그린의 브랜드는 민진당(DPP) 색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양사는 오랜 정치적 라이벌 관계라는 것이다.

글로벌 해운동맹 판짜기에 참여했던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MSC와 협력도 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월 머스크와 MSC가 '2M' 해체를 선언했을 때부터 해운동맹 재편성에 대비했어야 하는데 하팍그로이드에 선공을 당한 상황"이라며 "HMM은 2027년 오션얼라이언스 재편까지 염두에 두고 MSC와 협력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항로를 정기서비스하려면 6m 길이 컨테이너 400만개(400만TEE) 이상을 운송할 수 있는 선복량이 필요하다. 세계 해운기업들이 해운동맹을 맺는 이유 중 하나다. 유럽선사들은 대서양항로와 아프리카항로에 대한 서비스도 하기 위해 추가 선복량을 필요한데 600만TEU 규모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복량 기준 세계 1위인 MSC는 1월 현재 560만TEU 이상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발주한 선복량을 합치면 670만TEU 규모에 이른다. MSC에 선복량 1위를 추월당한 머스크는 선복량 확대 대신 종합물류기업으로 투자를 진행해 현재 415만TEU 규모에 머물러 있다. 선복량 190만TEU 규모의 하팍그로이드와 손잡은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HMM과 MSC 협력은 서로 유럽파트너와 아시아파트너가 필요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앞의 관계자는 "MSC는 선복량은 충분하지만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을 집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HMM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오는 화물집화가 어려울 수 있어 협력할 여지가 있다"며 "HMM이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 전 2M과 동맹보다 느슨한 협력체로 '2M 플러스 H'를 맺은 것처럼 2027년까지 'MSC 플러스 H' 협력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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