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햄프셔에서도 압승 확실

2024-01-23 10:36:49 게재

프라이머리 직전 조사서 트럼프 52%-헤일리 34% … 공화당층 뜨거운 투표열기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분수령이 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과반득표로 연속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서 뉴햄프셔주 대선 예비선거를 앞두고 유세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중도 하차로 첫 양자대결이 펼쳐질 23일(현지시간) 예비선거는 뉴햄프셔 전역의 투표소에서 오전 11시 이전부터 투표가 시작된다.

뉴햄프셔의 등록 유권자는 87만3000명으로, 이날 카운티 별로 다른 투표시간대에 공화당, 민주당의 프라이머리 투표소에 나와 한 표를 행사한다. 주 법상 투표 마감은 오후 8시다.

공화당 유권자와 민주당 유권자는 전체 등록 유권자의 30%씩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은 각각 자신의 지지 정당 프라이머리에서만 투표하지만, 39%를 점하고 있는 무당층 유권자는 둘 중 아무 곳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뉴햄프셔주 총무장관실은 공화당 프라이머리에는 32만2000명이, 민주당에는 8만8000명이 각각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화당 프라이머리 참여 예상자는 근래 뉴햄프셔주 공화당 프라이머리 투표자 규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등록 유권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으며 헤일리전 대사는 무당층 유권자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이 때문에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하거나 지더라도 박빙 승부를 벌일 경우 그 여세를 몰아 2월24일 자신이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프라이머리)에서 선전함으로써 경선을 장기전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을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하루 전 발표한 조사 결과 트럼프는 52%의 지지율로 34%인 헤일리를 18%포인트 차이로 앞섰고, 중도사퇴한 디샌티스는 8%로 나왔다.

디샌티스 지지율 중 5%만 트럼프에게 간다 해도 23일 예비선거의 트럼프 득표율은 57%에 달해, 아이오와 코커스 득표율 51%보다 더 큰 압승을 거두게 된다.

서퍽대와 보스턴글로브, NBC-10 등이 20∼21일 디샌티스 주지사까지 넣어 실시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55%, 헤일리 36%로 19%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CNN의 17∼20일 조사에선 트럼프 50%, 헤일리 39%의 지지율로 두 자릿수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6%의 지지를 받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자 가운데 6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 번째 선택지로 지지하겠다고 답해 헤일리 전 대사를 크게 앞섰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저격수 역할을 해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의 중도하차로 현지 지지율이 18%에서 34%로 두배나 급등했으나 디샌티스의 표가 트럼프쪽으로 옮겨가면 되레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선 뉴햄프셔 무당층 유권자 지지율이 트럼프 38%, 헤일리 48%로 10%포인트 차이가 나지만 공화당 유권자에선 64% 대 22%로 트럼프가 압도하고 있어 역전극은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공화당 프라이머리 참여를 위해 민주당원에서 무소속으로 바꾼 뉴햄프셔 유권자는 3550명에 불과해 민주당 유권자의 '역선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예상보다 빨리 조성된 양자 구도 하의 첫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반을 넘어 60% 안팎의 득표율로 헤일리 전 대사에 압승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의 공화당 대선 후보 확정은 조기에 가시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로서는 무당파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해 자신을 지지해주는 상황에 한 가닥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NBC뉴스는 22일 '결국 헤일리가 열망해온 일대일 구도를 만들었으나 (트럼프를 따라잡기는) 너무 늦었는지 모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헤일리가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공화당 분석가들의 예상을 전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