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HD현대 손잡고 탄소중립 항해

2024-01-29 11:29:41 게재

초대형 메탄올선 명명식

HD현대, 메탄올선 43척

세계 해운동맹 판을 흔들면서 탈탄소 해운을 주도하고 있는 덴마크 선사 AP몰러-머스크(이하 머스크)가 한국의 HD현대와 손잡고 탄소중립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의 모습. 사진 HD현대 제공


머스크는 지난 26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6m길이 컨테이너 1만6200개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1만6200TEU급) 초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진행했다. 이 선박은 길이 351m, 너비 54m, 높이 33m 규모로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18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첫 번째 선박이다.

명명식에는 머스크의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Robert Maersk Uggla) 의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첫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이름은 '아네 머스크'(Ane Maersk)다.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의 모친이자 AP몰러 홀딩스 의장을 맡고 있는 아네 머스크 맥키니 우글라의 이름에서 나왔다. 탈탄소 해운에 집중하고 있는 머스크그룹의 의지가 담겼다.

머스크는 선복량 기준 세계 1위인 스위스 MSC와 맺고 있는 해운동맹 '2M'을 내년 1월 종료하고 2월부터 독일선사 하팍로이드와 새로운 동맹 제미나이를 가동한다고 지난 17일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하팍로이드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제미나이는 국제해사기구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50년 즈음'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속도를 더했다. 이들은 새로운 동맹을 발표하면서 "업계에서 가장 야심찬 탈탄소화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해운전문지 지캡틴은 26일자 기사 '아네 머스크 - 세계 최초의 대형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에서 머스크의 탈탄소 전략을 소개했다. 지캡틴에 따르면 머스크는 2021년부터 친환경 연료를 운항할 수 있는 새로운 선박을 독점적으로 주문했다. 현재 1만6000TEU급 12척, 1만7000TEU급 6척, 9000TEU급 6척 등 24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상태다. 이들은 모두 이중 연료엔진이 장착된다.

아네 머스크는 다음달 초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운항한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양사는 그린오션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며 "초격차 친환경 기술로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에 따르면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빈센트 클럭은 "HD현대에서 건조한 아네 머스크호는 머스크가 시장 선도적인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데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캡틴은 아네 머스크호가 지속가능한 해운산업에 대한 머스크의 약속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빈센트클럭이 의미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한편, HD현대는 지난해 9월 머스크와 함께 '해운의 새시대'를 선언한 이후 탈탄소 협력을 가속하고 있다. HD현대는 당시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머스크에 인도했다.

지난 15일에는 정기선 부회장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과 만나 탈탄소 촉진 방안을 논의하고 친환경 선박에 대한 협력 관계를 다지기도 했다.

HD현대에 따르면 HD현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3척(머스크 19척 포함)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또 △세계 최대 규모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과 △세계 최초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 △수소 혼소엔진 엔진 개발 △정보통신기술(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 '울산태화호' 건조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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