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

"기후대응조직 계승·활성화하겠다"

2024-01-31 10:46:14 게재

통영·거제 저수온대응 점검 … 지정해역 위생시설도 살펴

29일 취임한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이 취임 이틀만에 통영·거제지역 가두리 양식장과 굴 수하식수협·가공장을 방문하고 '지속가능 수산'과 '기후대응'을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을 역임한 그는 현장과 정책을 두루 알고 있는 수산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내일신문은 현장방문을 마친 최 원장을 30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했다.

■기후변화 어촌소멸가속 등으로 수산업 전반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다. 수과원은 어떻게 대응하나.

수과원은 100년이 넘는 해양수산과학 연구역사와 전문인력을 보유한 유일한 국립 연구기관이다.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수산자원감소와 고령화·어촌소멸 가속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수산자원 관리기술개발 △스마트 수산양식 기술개발 △수산물 생산단계 안전관리 고도화 △국민안심 정보 제공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첫 현장방문지로 통영·거제를 선택한 이유는

부산에 있는 본원에서 가까운 현장인데 바닷물 온도가 좀 낮아 저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가두리양식장이 특히 저수온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잘 대응해야 한다. 통영·거제지역에 많이 있다. 차츰 전국의 현장을 방문할 것이다.

수산업은 모든 게 현장에서 이뤄진다. 물론 현장만으로는 안된다. 데이터에 바탕을 두고 과학적으로도 접근해야 하고 정책부서들과 협업도 잘 해야 한다. 계획과 현장점검의 선순환 구조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수온 대응 상태는 문제 없었나.

잘 대응하고 있었다. 올해 겨울 연안 수온은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한데 최근 강한 한파 영향으로 서·남해 연안과 내만에 저수온이 발생했다. 쥐취류 등을 사육하는 가두리양식장을 점검했는데, 수온측정기가 있어서 온도를 계속 보며 관리를 하고 있었다.

쥐치는 7도 정도 저수온 상태가 일주일 지속되면 피해가 생긴다. 수온측정기가 파악한 온도는 9.5~9.6도 였다. 온도가 내려가면 사료를 줄이고 수온을 지켜보며 대응한다.

수과원도 특보 발령, 실시간 수온 정보 제공, 지자체·양식단체와 함께 현장 점검 등을 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양식장 유형별로 맞춤형 관리 요령도 안내하고 사전교육도 진행한다.

■수온측정기는 충분히 보급돼 있나.

주요 거점별로 보급돼 있다. 섬도 있고 내만과 외해로 이뤄진 통영·거제지역은 가두리양식장 밀집도가 높아서 여러 대 보급돼 있다. 수과원은 저수온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수온 대응반을 운영하고 있다. 수온정보예측반과 양식생물피해대응반으로 구성돼 있는데 양식과 해양관측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편성했다. 동·서·남해 및 제주 등 7개 권역에 119명을 배치했다.

■바다화장실 관리상태도 직접 점검했던데

통영은 지정해역이고, 굴 등 수산물 수출도 하고 있어 오염원 관리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바다화장실 청소 주기가 빨라졌는데, 낚시터나 양식장에서 이전에 비해 화장실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식장을 관리하는 바지선에는 화장실이 없는 곳도 있는데, 이런 곳은 분변받는 통이 있고, 세척하는 곳도 있다. (정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한·미 패류위생협정에 따라 통영의 굴생산해역 위생상태를 정기점검한다)

■전임 원장 때 수과원에 기후대응조직을 강화했는데

해수부에서 수산정책실장을 하고 있을 때였다. 우동식 전 원장이 강력히 추진했다. 보고를 받아서 잘 알고 있다. 연구조직에서는 가장 선임 부서로 위상을 부여했다.

기후변화는 단일 기관이 해결하기 어렵다. 수과원 밖의 여러 기관들과 협력도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직원들과 토론하고 정책부서와 협력도 하면서 해수부 재해대응팀과도 협력할 것이다. 필요한 예산도 확보해야 하고 숙제가 많다. 잘 계승해서 안착·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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