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폭력 초기부터 엄정 대응”

2024-02-05 13:00:37 게재

이원석 검찰총장, 선거전담 부장회의서 강조

허위사실 유포.가짜뉴스 등 엄정 대응 주문

“성숙한 민주주의에 폭력이 들어설 자리는 결단코 없습니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선거운동원과 선거사무관계자를 겨냥한 폭력에 대하여는 작은 ‘선거폭력’이라도 초기부터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선거폭력의 예방과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합시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4월 10일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폭력’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원석 총장은 5일 대검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대비 ‘선거전담 부장회의’에 참석해 전국 지방검찰청 선거전담 부장검사 등 60명에게 같이 강조했다.

이 총장은 “민주공화국, 자유민주주의 체제, 법치국에서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특히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과 상시적으로 만나는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선거제도의 본질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과정에 있어서도, 선거벽보를 훼손하거나 현수막을 찢고 지지자들간에 상호비방하는 단순한 불법들이 상대를 공존과 선의의 경쟁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청산과 절멸의 대상인 적으로 간주하는 증오와 결합되면 순식간에 폭력이나 더 큰 불법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깨진 유리창 이론’을 언급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놓아두고 방치하면 절도나 파괴와 같은 더 큰 범죄로 점차 악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정치인을 흉기로 습격한 범죄가 잇달아 일어나고, 모방범죄 성격의 범죄예고까지 확산되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총장은 허위사실 유와 가짜뉴스, 흑색선전에 대해서도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이 총장은 “허위사실 유포와 가짜뉴스, 흑색선전은 단기간에 여론을 비틀어 민의를 왜곡하는 폐해가 심각한 반면, 이에 대응할 시간과 수단의 한계로 말미암아 진실로 되돌려놓기도 어렵다”며 “설사 바로잡더라도 이미 때늦은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와 가짜뉴스, 흑색선전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지난해 12월 19일 제22대 총선에 대비해 수사기관협의회를 가졌다.

양측은 이날 △권역별·관서별 검·경 선거수사전담부서 협력체계 구축 △중점 단속대상 범죄 선정 및 철저한 수사 전개 △개정 수사준칙에 따른 ‘선거사건 협력절차’ 적극 활용 △권역별·관서별 정례 또는 수시 ‘선거사건 수사 실무협의회’ 개최 등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점 단속대상 범죄로는 △허위사실유포 및 흑색선전 △선거 관련 금품수수 △공무원·단체 등의 선거개입 등을 선정했다.

검경은 이번 총선이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형사사법 절차가 크게 바뀐 이후 최초로 실시되는 국회의원선거인 만큼 양 수사기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6개월의 단기 공소시효가 적용되는 선거사범에 대해 신속·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 협의회를 마련했다.

검경은 먼저 전국 검찰과 경찰 선거수사전담부서 사이에 권역별·관서별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검경은 올해 10월 개정돼 11월부터 시행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상 ‘선거사건 협력절차’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개정 수사준칙 내용에 따라 검경은 선거사건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일 전 3개월까지는 필수적으로 의견을 제시·교환하고, 공소시효 만료일 전 3개월 이내 접수된 사건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의견을 제시·교환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또 고발일로부터 3개월까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불기소 처분 통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선거관리위원회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검경은 고발장 접수 후 신속하게 의견을 제시·교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개정 검찰청법상 수사개시 범위 외 선거범죄를 비롯한 선거 관련 사건을 경찰에 이송하는 경우 신속하게 이송할 방침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