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 동남아 함정시장 개척”

2024-03-08 13:00:27 게재

현대중공업, 필리핀에

해외 첫 특수선 사무실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입찰 자격을 유지한 HD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이 필리핀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함정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마닐라 보니파시오에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실을 열고 ‘K-방산’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고 7일 밝혔다. 영국의 군사정보기업 제인스(Janes)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는 2023년 80억달러에서 2030년 10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이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필리핀 국방부 및 해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호셀리또 라모스필리핀 국방부 국방획득차관보, 주원호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 시저 발렌시아 필리핀 해군 부사령관, 이상봉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 사진 HD현대중공업
지난 6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사무실 개소식에는 호셀리또 라모스 필리핀 국방획득차관보, 시저 발렌시아 필리핀 해군 부사령관, 요셉 코미 필리핀 해경 해양안전사령관 등이 참석해 현대중공업의 함정사업에 관심을 표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주원호 특수선사업부 대표가 참여했다.

필리핀 정부는 해군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호위함 6척과 초계함 12척을 확보하는 ‘호라이즌’(Horizon)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발주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해군 및 방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3200톤급 필리핀 초계함 1번함 기공식이 열렸다.

현대중공업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늘어나는 방산 수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함정수출확대를 위한 해외기술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필리핀은 태평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에 위치해 해군력 증강에 대한 수요와 의지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필리핀은 올해에만 세차례 중국과 남중국해(서필리핀해)에서의 선박 운항 문제로 충돌했다.

현대중공업은 필리핀을 비롯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국가와의 방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역내 정세 파악과 잠재 수요를 발굴해 ‘2030년 특수선사업부 매출 2조원 달성’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 매출액은 7000억원 수준이다.

주원호 특수선사업부 대표는 “필리핀 특수선 엔지니어링 오피스는 동남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특수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의 앞선 함정 기술력을 토대로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 국가들과 윈윈(상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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