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빈집정책 따라 배운다

2024-03-12 13:00:20 게재

1유로 프로젝트 현장서

빈집 문제 해결 실마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마엔차 지역을 방문하여 클라우디오 스펠두티 마엔차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빈집을 재생하여 지방 도시의 인구유출과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려는 ‘1유로 프로젝트’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제공
정부가 이탈리아의 빈집 정책인 ‘1유로 프로젝트’에서 국내 빈집 정책 해결책을 찾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빈집 재생을 통한 지역소멸 방지 정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마엔차 지역을 방문했다. 이 지역은 ‘1유로 프로젝트’를 시행해 성과를 낸 곳이다.

1유로 프로젝트란 1유로(약 1400원)로 방치된 빈집을 사들여 숙박업소 식당 등으로 개조해 활용하는 인구감소 대응 정책이다. 1유로로 집을 살 수 있다 하더라도 빈집을 구입한 사람은 3년 이내에 집을 개조하도록 의무를 부여해 자동적으로 빈집이 정비될 수 있게 했다. 2004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됐고,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 팔라브리아 풀리아 등 전국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번에 이 장관 일행이 방문한 마엔차시는 로마에서 약 110㎞ 떨어진 지역으로 인구 약 3000명 정도가 거주하는 시골 도시다. 이곳도 젊은층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인구소멸의 문제를 겪었다. 마엔차시는 2021년 ‘투자는 거절합니다. 이웃을 원합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1유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마엔차시 관계자는 “2주택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재산세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해 도심지역에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현재 거주하지 않는 상대적으로 재산 가치가 낮은 주택을 팔기를 원하는 것도 이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마엔차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1유로 프로젝트’는 중장기 계획에 기초한 마을단위 정비 정책으로 청년 타지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지역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지역 내 오래된 주택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실제로 2021년 1유로 프로젝트 발표 후 후 97명의 외국인이 주택 구매를 신청했고, 최종 21명이 매수후보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주거용도보다는 숙박업(B&B) 식당 등 상업시설을 만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빈집 구매 우선권을 제공, 마을의 다양성과 활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방치된 빈집 15채를 ‘1유로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하고 마엔차시 관계자가 소유자에게 직접 연락해 1유로에 주택을 팔도록 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의해 가고 있다.

또한 정부나 광역자치단체의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 건축협회 등과의 협조 등을 활용하여 빈집의 새로운 소유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리모델링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구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빈집이 늘어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빈집은 13만2000호가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13만2000호 중 절반에 가까운 6만1000호가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에 위치하고 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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