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내 CLT 사업 활성화의 중요성 및 시사점

2024-03-19 13:00:00 게재

홍수 가뭄 폭염 등 자연재난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주요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연이어 탄소중립 선언하며 산업별 관련 기업들에게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축 산업 내에서도 탄소중립에 대한 신속하며 장기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세계 탄소배출량의 39%가 발생하는 건축산업에서는 ‘녹색건축 확산을 통한 건물 건축의 저탄소화’가 탄소중립 추진 전략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차적층목재(Cross Laminated Timber, CLT) 목조 고층 건축은 이러한 맥락에서 건축산업 부문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현안으로 주목받는다.

CLT는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유망한 솔루션이다. 국내 산림자원을 고부가가치 임업자원으로 전환해 목재 소비의 활성화를 통한 단순한 경제성장을 넘어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와 기후위기에 대한 의미있는 대응이 될 수 있다.

CLT는 해외시장에서는 이미 건축 혁신으로 각광받고 있다. CLT는 나무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최첨단 목재공학기술이 결합된 친환경 건축소재다. 빠른 시공, 뛰어난 단열성능으로 인한 에너지 효율적인 건축물, 그리고 높은 탄소흡수 능력으로 현대건축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시장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와 기후위기 대응책

우리나라 산림은 연간 약 47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약 42조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이같은 산림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 목재 생산과 목재제품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25년 이상 자란 나무는 탄소흡수 능력이 감소하므로 오래된 나무를 벌목하고 새로운 나무를 심는 순환적 접근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벌목된 목재를 건축재나 가구재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탄소저장에 효과적이다.

현재 국내 산림자원은 주로 소경목으로 건축자재로서의 생산수율이 낮다. 이 사실을 고려하면 제재목을 작은 단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CLT 기술은 국산 목재 소비를 활성화시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지도 모른다.

CLT의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이러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과 대중교육이 필수적이다. CLT를 사용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세제 혜택이나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인센티브 제도, 그리고 대중교육을 통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정부의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 정책을 통한 산림관리와 국산 목재 사용 확대를 위해서다.

CLT의 이점과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제작해야 하며 이를 통해 건축업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를 넘어 일반 대중의 인식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LT 사업은 국내 산림자원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환은 체계적인 접근과 다방면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부지원과 대중교육 통한 인식제고 필요

우리는 CLT를 포함한 지속가능한 건축 소재가 우리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현명한 정책 결정과 적극적인 교육으로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산업을 성장시키는 것을 넘어 우리의 자연과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일 것이다.

권상현 지이티코퍼레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