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층? 노령층?‘그들의 투표율’에 승패 갈린다

2024-03-25 13:00:38 게재

역대 총선 승패 갈림길은 ‘투표율 60%’

‘조국 등장’ 진보층 투표율 높일 가능성

여 지지세 높은 노령층 비중 ‘역대 최고’

4.10 총선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4월 5~6일)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판세를 180도 뒤집을만한 변수는 나오기 어렵다는 게 일반론이다. 그나마 승패를 흔들 막판 변수로는 투표율이 꼽힌다. 야권지지 성향이 강한 진보층이 많이 투표하면 투표율 60%를 넘기면서 야당 승리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반면 여권지지세가 강한 60세 이상 노령층 유권자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인데다 이들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은 여당에 강력한 호재로 꼽힌다.

25일 총선 사전투표까지 열흘을 남겨둔 여야는 각자 지지층의 투표율 높이기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을 겨냥해 “우리 민주주의가 처해 있는 위기를 말씀드리는 것이다. 이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며 여당 지지층의 적극적 투표를 호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본인들이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이웃들이, 친지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포기하는 표는 기득권자들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진보층에 읍소했다.

우선 야권은 역대 총선 승패의 갈림길이 투표율 60%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총선 투표율이 60%를 넘기면 민주당 계열에 유리했지만, 40~50%대에 머물면 국민의힘 계열이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노무현 탄핵’에 분노한 20~40대가 투표장에 쏟아지면서 투표율 60.6%를 기록했다. 민주당 전신 열린우리당이 과반(152석)을 넘겼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핵심지지층으로 꼽히는 586세대(40대 63.5%, 50대 71.2%)가 대거 투표에 나서면서 투표율 66.2%를 찍었다. 민주당이 180석으로 압승을 거뒀다. 반면 투표율이 낮았던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계열이 우세했다. 투표율이 46.1%에 그쳤던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과반(153석)을 넘겼다. 2007년 대선에 이어 민주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야권지지층이 대거 기권한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20·30대 투표율이 30%대에 머물렀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투표율이 54.2%에 그치자,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4.10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 등장으로 야권지지층의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야권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등장이 진보층의 투표 의지를 북돋우면서 투표율 60%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유권자의 연령대별 비율과 이들의 투표율 추세는 국민의힘의 기대치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2008년 17대 총선 당시 60세 이상 유권자 비중은 17.1%에 그쳤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28.0%로 치솟았다. 10여년만에 노령층 유권자 비중이 10%p 넘게 급증한 것. 4.10 총선에서는 60세 이상 노령층 유권자 비중이 31%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층 유권자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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