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대화 나선 한 총리

2024-03-26 13:00:04 게재

의료계와 ‘서울대병원 회동’

증원 규모 조정 해법 촉각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계 주요 관계자들과 의료개혁 현안을 논의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까지 이틀 연속 의료계에 대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데 이은 의료계와 정부간 첫 대화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26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앞서 24일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건의를 수용해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에 대해 ‘유연한 처리’를 한 총리 등 내각에 주문했다. 총리실과 보건복지부 등은 의료계와 대화를 위한 실무협의에 즉각 착수했다.

25일에는 윤 대통령이 한 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도 잠정 유예했다.

한 총리의 ‘서울대 회동’은 이같은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로 인해 새 국면을 맞은 의정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날 회동이 바로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총리실 관계자는 “의료계의 창구가 단일화되어 있지 않고, 최근 의정갈등에 대한 입장도 각각 다른 것으로 안다”면서 “한 번의 대화로 모든 것이 풀릴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정갈등의 핵심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점에서 한 총리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이 2000명 증원 방침을 확고하게 밝혀 온 데다 한 총리도 “2000명은 최소한”이라고 강조해 왔는데 과연 의료계와 대화가 잘 풀리겠냐는 것이다.

이래저래 한 총리는 섣불리 양보할 경우 그동안의 주장은 도대체 뭐냐는 비판을, 계속 평행선을 이어가면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는 또다른 비판을 받게 되는 윤석열정부의 딜레마를 안은 채 의료계와 첫 대화를 나누게 됐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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