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회,세종시 완전 이전”

2024-03-27 13:00:15 게재

총선 2주 앞, 대형 공약 제시

서울·충청 민심 동시 겨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을 발표했다. 총선 2주를 앞두고 불리한 판세가 점쳐지자 ‘정치·행정수도 이전론’으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은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충청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한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 랜드마크로 시민들께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 세종을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고 기존의 국회 공간은 문화, 금융의 중심으로 바꿔서 동료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저희가 약속드리는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은 전부 다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것으로 이미 세종에 부지는 준비돼 있고, 공사도 예정돼 있다”며 “완전한 국회의 세종 이전은 행정 비효율의 해소, 국가균형발전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 DC처럼 진정한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계획상으로는 17개 상임위 중 12개,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 등이 세종시로 이전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서울 여의도 국회의 틀이 그대로 유지돼 주변 개발제한이나 고도제한 해제가 어렵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국회가 세종과 서울 두 군데에 있게 된다는 점에서 비효율 가능성도 있다.

한 위원장은 “지금 계획대로면 세종시의 국회 상임위를 마치고 본회의 표결을 위해 서울로 이동해야 하고 상임위와 상호 유기적 협력이 어려워지며 부처 장·차관 공무원이 왔다갔다 입법·행정 비용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의 공약대로 국회가 세종시로 완전 이전할 경우 여의도 인접 지역의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서울은 규제개혁으로 금융·문화 중심의 메가시티가 되도록 적극 개발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의사당 건물은 그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원형 유지하면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의 테이트모던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이날 공약 발표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하루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과반 확보 가능성이 우세하게 점쳐지는 등 국민의힘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의 중도층 표심 공략하는 동시에 행정수도 이전 때와 같은 충청 표심 자극도 가능한 공약을 선택한 셈이다.

또 한 위원장이 정치개혁과 여의도 정치에 대한 비판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점에서 ‘여의도 국회 의사당’의 세종시 이전을 ‘여의도 정치의 종식’과 연결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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