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깃발 들자 다시 움직이는 ‘친문’

2024-03-28 13:00:33 게재

양산·거제 민주당 후보 지원

김부겸·임종석, 낙동강으로

4.10 총선 여야의 최대격전지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 선거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등판했다. 민주당의 ‘정권심판 선거’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의 공개행보에 맞춰 정세균, 김부겸, 임종석 등 문재인정부에서 함께 했던 인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 됐다. ‘비명 친문계’가 정권심판 구도 확산과 더불어 총선 이후 영향력 확대 경쟁에 뛰어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공식선거운동 하루 전인 27일 경남 거제를 방문해 민주당 변광용 후보 등과 함께 계룡산에 올랐다. 문 전 대통령은 “거제는 대통령을 2명 배출했는데 계룡산은 그 기운의 뿌리”라며 “변 후보가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마음에서 파란색 점퍼를 입었다는 뜻도 전했다고 한다.

총선 후보들과 나란히 선 문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이 6일 총선·보선 출정식의 일환으로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경남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이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갑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영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양산갑 최초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돼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또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부산 사상구의 배재정 후보 격려 방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일 사상구 지역축제인 낙동강정원 벚꽃축제를 둘러볼 계획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의 공개행보와 맞물려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낙동강벨트 선거전 지원을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28일 “윤석열정권 심판의 최전선은 낙동강 벨트”라며 “이곳에서 승리해야 전국적인 심판이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28일 오전 서울 중·성동갑 전현희 후보 출정식에 참석한 후 경남 양산으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후 김두관 후보 지원활동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낙동강 벨트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측은 “최전선의 초반 선거전이 중요한데 경남 양산과 김해, 거제 등을 오가며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일정을 고려한 것이냐는 질문에 임종석 전 실장측은 “정권심판 선거에 임하는 이심전심”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전 총리도 선거운동 첫날 일정을 부산 사상구 배재정 후보 지원을 시작으로 부산·경남에 집중하는 것으로 배치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개인자격으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민주당 곽상언 후보 유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9~20대 총선에서 종로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 전 총리는 4~5곳 정도 민주당 후보 지원 활동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는 민주당 선대위 출범 이후 이재명 대표 체제와 일정한 거리를 두거나 공천 등과 관련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컷오프된 후 이 대표의 선대위 합류 제안에 “백의종군 하겠다”며 다른 입장을 취했다. 총선 지원유세를 계기로 영향력을 키워 정치적 재기를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등을 주장하며 탈당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 정치를 바꾸겠다고 결정한 것이 민심을 제대로 따르는 것이었는지 성찰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정치개혁을 하면 윤석열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만나본 시민들은 ‘압도적인 심판’에 힘을 합쳐야 새 정치도, 개혁도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면서 “선거가 끝난 후 성찰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세종갑 선거에서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김 의원의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태도 변화로 읽힌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공천자였던 이영선 후보가 재산현황을 허위로 제시했다면서 공천을 취소하고 제명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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