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계열분리 효성 ‘형제 책임경영’

2024-04-01 13:00:03 게재

장남·삼남 각각 지주회사로

조석래 명예회장 내일 발인

효성의 계열분리와 형제 책임경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지난달 29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기 전에 형제간 사업배분을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7월 효성(주) 지주회사를 인적분할해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기로 했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지난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사진은 1987년 12월 금탑 산업훈장 수훈한 조 명예회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조 명예회장 장남인 조현준 회장은 섬유와 화학 등 전통 사업영역을 이끈다.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회사를 맡아 첨단소재 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을 맡게 된다.

효성은 2월 23일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효성은 이에 앞서 2018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은 10.14%다. 이 지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형제 책임독립경영체제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별세 이전 형제 책임경영체제로 가닥을 잡은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정인에게 지분을 몰아주기보다 균등 배분할 가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효성 지분율은 조현준 회장이 21.94%, 조현상 부회장은 21.42%로 비슷하다.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상속분을 요구하더라도 조 회장과 조 부회장 지분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편 조 명예회장 영결식은 2일 오전 8시 마포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례는 5일간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장남이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인은 생전 한국 중화학공업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이자 국제관계에도 밝은 ‘글로벌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기술과 품질을 중시했던 그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대표 제품을 세계 최고 반열에 올렸다. 대표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는 등 재계의 ‘얼굴’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3일간 재계와 정ㆍ관계 인사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재계의 큰 별 조 명예회장 별세를 애도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범현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