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3명 ‘직장 내 괴롭힘’ 경험

2024-04-08 13:00:10 게재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소기업·비정규직·공공기관 심각

직장인 10명 중 3명이 최근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세사업장이나 비정규직·공공기관 종사자일수록 직장 내 괴롭힘에 취약했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월 14~23일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직장인 10명 중 3명(30.5%)은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15.6%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1분기 조사결과와 비교할 때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30.1%)은 비슷한 수치였으나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는 응답률(10.6%)은 5%p 늘었다.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경우는 20대(22.4%), 30대(26.0%)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고 정규직(13.3%)보다 비정규직(19.2%)의 비율이 더 높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이들 중 46.6%는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20대(61.2%), 비정규직(56.8%), 중앙·지방 공공기관(61.1%)이나 5~29인 민간회사(55.8%) 노동자 중에서 괴롭힘이 심각했다는 응답이 많왔다.

괴롭힘 유형은 모욕·명예훼손(17.5%), 부당지시(17.3%), 업무 외 강요(16.5%), 폭행·폭언(15.5%) 등의 순이었다.

근무시간이 긴 직장인들일수록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주 52시간을 초과 근무자들의 괴롭힘 경험 응답은 41.3%로 평균보다 10%p 이상 높았다.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 중 57.7%는 참거나 모르는 척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 이유로는 47.1%가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사업장 규모가 작고 고용형태가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괴롭힘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 되고 있다”면서 “괴롭힘을 경험한 이후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는 응답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로 노동법 사각지대를 줄이고 일하는 모든 이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며 적극적인 교육으로 일터 민주주의를 확산시켜야 한다”면서 “작은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보장하는 전반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한남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