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공원에 맨발 산책길

2024-04-16 13:00:12 게재

양천구 신월동 재개발지역

한시적 주민쉼터로 재단장

서울 양천구가 재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장기간 방치돼 있던 공원을 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새롭게 단장했다. 양천구는 신월2동 한아름어린이공원에 80m 길이 맨발흙길 산책로를 조성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공원은 지난 2009년 신정1-3구역 재개발사업 고시로 인해 용도가 폐지된 곳이다. 지난 2020년 공원 시설물까지 철거했다. 하지만 재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버려지다시피 한 공원 부지에 불법 쓰레기 투기가 이어지고 악취까지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인근 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했고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민들이 새롭게 단장한 한아름어린이공원에서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사진 양천구 제공

양천구는 재개발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한시적인 주민 쉼터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두달에 걸쳐 부지를 재정비했다. 곳곳에 쌓인 쓰레기부터 제거했고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활용했던 중앙부에 맨발흙길 산책로를 조성했다. 건강증진 효과가 알려지면서 최근 주민들이 선호하는 산책로 형태다.

자투리 공간까지 최대한 활용해 80m 순환 산책로를 꾸몄다. 흡수성과 안정성이 높은 마사토와 황토를 혼합해 깔았고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장과 벤치, 이용 안내판을 새로 설치했다. 주변부도 낡은 바닥 포장을 교체하고 계단을 정비했다.

양천구는 여기에 더해 오는 2025년까지 구 전역에 맨발흙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존 시설 정비까지 포함해 20곳, 총 3.7㎞다.

올해 들어 안양천 2곳을 비롯해 4곳 산책길을 정비했고 연말까지 목동 용왕산공원 배수지와 신월동 곰달래공원 등 12곳에 흙길을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이미 맨발걷기를 하고 있는 신정동 계남1공원과 갈산공원 등도 정비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재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공원 부지를 주민 건강쉼터로 새단장했다”며 ”사업이 재개될 때까지 꼼꼼히 관리하고 주민 여가생활 증진을 위한 생활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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