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났다” 이젠 2차 공공기관 이전 전쟁

2024-04-18 13:00:07 게재

비수도권 일제히 유치전 돌입

지방선거 전 2년간 ‘골든타임’

총선이 끝나자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제2차 공공기관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총선 이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 비수도권 지자체들에 따르면 혁신도시가 위치한 지자체들은 일제히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비수도권 12곳에 혁신도시가 있다.

대구 혁신도시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충남도는 총선 직후인 16일 ‘충남혁신도시 합동임대청사 건립 사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고 기본계획 최종안을 공유했다. 1만평 부지에 20층 3개 동 규모다. 충남도 관계자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앞서 11일엔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홍예공원 명품화사업 행사를 개최했다. 이 역시 공공기관 이전에 대비, 내포신도시 정주여건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충남도는 혁신도시인 홍성·예산 내포신도시에 탄소중립 문화예술 분야 44개 기관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뒤늦게 혁신도시로 지정돼 충남도와 함께 이전 공공기관이 하나도 없는 대전시 역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대전정부청사 유관기관, 과학기술, 철도 등 대전에 특화된 36개 기관을 중심으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을 대비, 이미 혁신도시로 지정된 동구와 대덕구 일부 지역의 건물과 부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쳤고 총선 직전엔 공공기관 이전에 대비한 대전역 49층 트윈타워 건립계획도 발표했다.

부산시는 지난 2022년 부산연구원에 연구를 맡겨 39개 기관을 공공기관 이전 대상으로 잡았다. 이 중 23개 공공기관이 중점 이전추진 대상이다. 여기에는 금융과 해양, 영화영상 관련 공공기관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데, 1차 이전 공공기관과의 시너지효과와 더불어 시가 최대 역점으로 추진하는 글로벌허브도시와의 연계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상반기 중 이들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 등에 대해 보다 면밀한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김천혁신도시 내에 1차 이전 공공기관과 연계한 도로와 교통, 물류 분야 30여개 공공기관을 유치대상으로 공식화하고 총력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경북도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기관과 입지원칙 등에 대한 기본계획을 세워 6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동 유치전에 나선다. 이미 3~4월 2차례 실무자 모임을 가졌다. 전남도는 농업과 생명 등 7개 분야 40여개 공공기관을 유치한다는 목표에 따라 민간유치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총선이 끝나기만을 학수고대했던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하루빨리 정부가 약속대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에 나서길 바라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일정을 밝히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지자체들 입장과 달리 중앙정부 움직임은 굼뜨기만 하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난해 입장에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당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국토부와 지방시대위는 산업은행법 개정 이전에라도 산업은행 일부 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눈은 대통령실에 향해 있다.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대형사업의 경우 결국 결정은 대통령실 몫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문재인정부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공언했지만 선거를 이유로 계속 연기하다 결국 임기를 끝냈다. 정치적 고려를 과감하게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전국적인 선거는 2026년 6월에 예정돼 있는 지방선거다. 일정상 올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 제2차 공공기관 이전 결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또 다시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혁신도시 대전 동구가 지역구인 국회 국토위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이 바로 나서야 한다”며 “국회를 열자마자 곧바로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여운·최세호·방국진·곽재우·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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