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첩약 건강보험 확대…국민에게 신뢰성·효과성 높은 한약 전한다

2024-04-30 13:00:01 게재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탐방

국내 최대 통합조제시설

29일부터 보건복지부의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첩약 급여화시범사업은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고 한의약 보장성 강화를 위해 2020년 11월 20일부터 1단계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첩약은 한의의료기관의 핵심 치료법 중 하나다로 국민들의 건강보험 적용 요구가 높았다.

이와 더불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한약 조제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진다. 한약은 고유의 치료약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아는 시민은 드물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한약 통합조제시설인 자생메디바이오센터(경기도 성남 소재)를 통해 한약이 어떻게 조제되는지 살펴봤다.

29일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자생한방병원이 30여년 동안 쌓아 올린 ‘한약 노하우의 정수’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한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보여 준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서 한약사가 첩약을 조제 관리 중이다. 사진 자생한방병원 제공

◆7000평 규모에 표준·과학화된 인프라 갖춰 = 센터의 규모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7000평에 이른다. 제약업계 의약품 제조시설에 준하는 최첨단 시설뿐만 아니라 자체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가 가능한 품질관리 시설도 갖췄다. 실제 센터에는 연간 약 800톤에 이르는 한약재 가공과 일일 1500명분의 한약 조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지난 30여년간 한약의 표준화와 과학화를 위해 연구와 인프라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안전성을 직접 검증하고 품질과 효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노력 또한 지속했다. 덕분에 센터에는 독보적인 한약재 가공시설이 마련됐다.

센터는 대한민국약전 등에 등재된 600여 가지 한약재 중 약 80%에 달하는 460가지 품목에 대한 신고와 허가를 마쳤다. 특히 한약재는 원산지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크기에 전세계 각지로 검수인들을 파견해 최상급 한약재를 확보한다.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 협약인 ‘CITES’ 해당 한약재는 철저히 기준을 지켜 수입한다.

일반 식품용 한약재과 의약품용 한약재는 차이가 있다. 2015년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제도가 전면 의무화됨에 따라 한의원·한방병원에서는 엄격한 절차를 거친 규격품만 활용해 한약을 조제한다.

센터의 한약재 가공 및 공급 인프라는 국내 최초로 식약처의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실사를 거쳐 인증을 획득했다. 2018년부터 실시한 hGMP 우수업체 선정에서도 5년 연속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품질 관련 단 한번도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을 정도로 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기했다.

특히 센터는 사전품질검사부터 입고-출고검사까지 자체적으로 최소 9회 이상 시험을 까다롭게 운영 중이다. 중금속 잔류농약 순도시험 성분확인시험 등 철저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 중 잔류농약시험 종류만 해도 약재에 따라 많게는 100가지가 넘는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의 첩약 탕전액이 충진되는 자동화 작업 모습. 사진 자생한방병원 제공

◆자동화로 정확하고 위생적으로 조제 … 불순물도 ‘제로’= 한약탕전은 센터 내 전문 한약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처방전에서부터 시작된다. 한약사들은 이에 맞춰 한약재를 검수하고 조제를 진행한다. 조제가 완료되면 환자 인식표를 부착한 뒤 탕전기에 넣어져 추출단계로 넘어간다.

무압력방식(대류순환식) 탕전기는 한약재 성분을 효율적으로 추출하고 한약 맛의 부드러움을 극대화한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최적의 시간 압력 온도 등을 설정해 정확하고 표준화된 조제가 가능하다. 센터의 층마다 독립적으로 구축된 공기조화시스템(HVAC System)은 최적의 조제 환경을 위한 깨끗한 공기와 적절한 온·습도를 유지한다. 처방에 맞게 추출된 탕전액은 전용 배관을 통해 지정된 충진기로 흘러간다. 스파우트팩에 충진이 완료되면 용량과 외관 검수 후 거대한 ‘레토르트 멸균기’에서 고온·고압의 멸균 작업이 진행된다.

한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한약재 관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물’이다. 센터는 한약재를 세척하거나 조제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모든 물을 센터건물 지하에 설치된 대규모 수처리시설에서 24시간 관리한다. 마이크로-카본-멤브레인필터로 이어지는 역삼투압방식과 전기탈이온방식(EDI) 시스템으로 정수한 정제수에 유기체탄소-전도도-미생물 검사 등을 진행해 불순물이 없는 무결점 상태를 유지한다.

◆조제에서 배송까지 한번에 … 서울·경기지역은 직배송 가능 = 조제가 완료된 한약은 센터 배송팀에 전달된다. 배송팀은 안전한 배송을 위해 한약의 포장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지역별 담당자를 배정해 배송 전후로 환자에게 직접 연락을 한다. 다음날 직배송이 가능한 서울·경기지역은 센터 직원들이 직접 운송해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 직접 전달이 불가능할 경우 전화 문자 사진 등 꼼꼼한 배송 서비스로 환자의 걱정을 덜어준다.

센터 관계자는 “표준화 과학화된 연구와 시설 등에 투자를 지속해 첩약을 비롯한 약침 환약 등 한약 보장성 강화를 위한 근거와 기준들을 제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 고품질의 안전한 한약을 조제하는 첨단시설로 거듭나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한 한약 발전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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